[ 영천 조양각 ]
금호강 남천 북쪽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건물이 조양각입니다.
고려 공민왕 12년(1363)에 당시 부사였던 이용이 건립하였습니다.
건립 초에는 명원루(明遠樓) 또는 서세루(瑞世樓)라고 불렀습니다.
현재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조선 인조 15년(1637)에
군수 한덕급이 재건한 것입니다.
이때 이름을 조양각이라 고쳐 불렀습니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된 누각입니다.
진주 촉석루, 안동 영호루, 밀양 영남루, 울산 태화루, 양산 쌍벽루,
김천 연자루와 더불어 영남 7대루의 하나로 불립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2층 누각인데, 특이한 것은 일반 누각과 달리
아궁이와 방이 있다는 것입니다. 누각 안에는 기문 15편과 시 63편이
목판으로 새겨져 걸려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지은 시인 포은의 시
<청계석벽>을 비롯하여 율곡 이이, 노계 박인로, 태재 유방선, 사가정 서거정,
점필재 김종직, 용재 이행, 창건자 이용 등 명현들의 시가 있어
풍류를 더하고 있습니다.
조양각에 오르면 앞을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의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답습니다.
포은 정몽주 선생도 그 아름다움에 취한 것 아니었을까요.
淸溪石壁抱州回(청계석벽포주회)
更起新樓眼豁開(갱기신루안활개)
南畝黃雲知歲熟(남무황운지세숙)
西山爽氣覺朝來(서산상기각조래)
風流太守二千石(풍류태수이천석)
邂逅故人三百杯(해후고인삼백배)
直欲夜深吹玉笛(직욕야심취옥적)
高攀明月共徘徊(고반명월공배회)
바위벽 맑은 냇물 고을을 돌아 흐르고
새로 지은 누각에서 일어나보니 눈앞이 훤하여라
남쪽 밭에 누런 구름 곡식이 익었고
서산의 시원한 기운 아침이 몰려온다.
풍류 즐기는 태수는 이천석의 돈을 쓰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 술 삼백 잔은 마신다네.
밤 깊어 옥피리 불며
높이 밝은 달 잡아 함께 배회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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