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남문으로 나오자 좁은 골목길에 기념품 가게들이 빼곡했다.
장사꾼들의 호객행위가 얼마나 심한지 사람 혼을 쏙 빼놓는다.
타지마할에 왔으니 기념품 하나 정도는 사야겠기에 대리석으로 만든 타지마할 모형을 하나 샀다.
타지마할 모형을 100루피로 흥정해서 샀는데, 또 다른 크기의 타지마할 모형을 여러 개 보여주면서 사라고 강요했다.
할아버지와 아이가 파는 가게였는데, 꼬마 녀석이 어른 못지않은 수완으로 장사를 얼마나 잘하는지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나이에 어찌 영혼이 없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인도 장사꾼들은 물건 하나만 사겠다고 하면, 꼭 다른 물건 여러 개를 내놓으며 사라고 강요를 한다.
하나만 사겠다는데, 왜 자꾸 다른 물건까지 사라고 강요를 하는지 정말 짜증스럽다.
아그라는 인도여행지 중 최악의 관광도시라는 악명이 붙어있다.
그 이유는 릭샤왈라와 택시기사들의 횡포가 매우 심하기 때문이다
락샤꾼과 택시기사들은 관광용품 파는 곳이랑 동맹을 맺어 타지마할에 가자고 해도 으레 관광용품점에 들른다고 한다.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아그라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그들의 횡포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하는 여행자만 바보가 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래 당하고 저래 당하는 나라가 바로 인도다.
아그라 여행자 거리 타즈간즈에는 먹을만한 음식이 없다는 게 정평이다.
하기야 가만히 있어도 여행자는 오고 또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맛있게 만들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타지마할 남문으로 나오면 그나마 먹을만한 조니스 플레이스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다.
무엇보다도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무조건 그곳으로 갔다.
인도인이 하는 식당인데, 그나마 한식을 비슷하게 만들어낸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바로 아그라 성으로 가야 했기에 입에 맞는 음식을 찾아 다른 곳으로 가기는 시간상 어려웠다.
식당 내부는 역시 인도답게 꾀죄죄한 모습이었다.
테이블이 몇 개 놓여있고, 에어컨은 없어 안은 무척 더웠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한글 메뉴판도 있었다.
불고기 덮밥, 오므라이스, 김치볶음밥, 수제비, 야채계란 볶음밥, 계란말이 등등.
불고기 덮밥이 제일 비싼데도 100루피, 2,000원도 안 되는 돈이니 가격은 참 착했다.
콜카타를 비롯해 바라나시에서도 변변한 식사 한번 못했는데, 익숙한 메뉴를 보니 매우 반갑기도 하고,
금세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 먹고 싶어졌다. 김치볶음밥이 제일 먹고 싶었는데, 저녁에만 된다고 했다.
저녁에 다시 와서 먹어야지 생각했지만, 생각처럼 다시 가지는 못했다.
야채 계란 볶음밥과 감자고로케, 불고기 덮밥, 계란말이를 주문했다.
불고기 덮밥...
계란말이...
야채계란 볶음밥...
감자고로케...
주문한 네 가지 음식은 하나하나씩 차례대로 나왔다. 역시 인도답게 오래 기다려야 했다.
한국에서 먹던 맛은 아니었지만, 인도 현지음식보다는 훨씬 내 입맛에 맞았다.
5,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생수까지 샀으니, 가격이 참 착하긴 착했다.
그나마 입에 맞는 음식이 있을 때 많이 먹어둬야지 하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아그라 성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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