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아 그 라

[인도/아그라] 타지마할이 보이는 호텔 타즈 프라자(Hotel Taj Plaza)

러브송. 2016. 3. 26. 02:00



아그라에는 아그라 포트 역과 아그라 칸트 역, 아그라 시티 역 등 3개의 기차역이 있다.

이 중에서 아그라 칸트 역과 아그라 포트 역을 주로 이용한다.






아침 6시 30분, 아그라 포트 역에서 릭샤꾼과 100루피에 흥정을 하고 호텔로 갔다.

옅은 안개에 싸여있는 아그라의 새벽공기는 시원했다.

오토릭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마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일출을 보러 가던 바로 그 느낌과 같았다.

아직도 해가 뜨지 않은 아그라에 상쾌한 바람이 불어 달리는 기분이 매우 유쾌했다.

인도 최악의 관광도시라는 악명이 붙은 아그라지만,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호텔로 가는 도중에 릭샤꾼이 우리에게 한국인이 써주었다는 방명록 비슷한 노트를 보여줬다.

자기가 얼마나 친절하고 믿을만한 사람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결국, 아그라의 모든 일정을 자기한테 맡겨주면 친절하게 봉사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한테 잘못 걸리면 물건 파는 곳에 데려가 물건을 사라고 강매를 한다고 들었다.

우리는 12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고, 몸 상태도 안 좋고 해서, 오늘은 아그라를 투어할 생각이 없다고 둘러댔다.


 




호텔로 가는 도중에 본 타지마할은 뿌연 안갯속에서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하루가 깨어나지 않은 새벽이어서 그런지 안개에 싸인 타지마할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영원한 사랑의 결정체 타지마할, 사람들이 아그라에 오는 이유는 바로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무덤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가 아그라를 찾고 있다.






인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영혼이 자유로운 소가 우리를 먼저 반긴다.

한국에서는 낯선 풍경이지만,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하게 여겨 자유로이 풀어두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소도 사람을 해치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Hotel Taj Plaza

이 호텔은 타지마할과 가까워서 타지마할까지 걸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정한 숙소다.




7시에 호텔에 도착했는데, 무료로 얼리 체크인을 해주어서 다행이었다.





타지마할 동문과 가깝다는 이유로 선택한 호텔은 착한 가격만큼이나 상태가 그냥 그랬다.





그러나 호텔 테라스로 나가면 타지마할이 이렇게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게 아닌가. 뜻밖의 큰 수확이었다.





오베로이 아마빌라스 호텔도 보였다.

이 호텔은 5성급 호텔로 하룻밤에 무려 60만 원 이상이나 한단다.

나처럼 가난한 배낭여행객이 묵을 호텔은 아닌 것 같다. ㅎㅎ






아침을 먹으려고 메뉴판을 보니 먹을만한 게 없었다.

제일 무난한 아메리칸 스타일 블랙 퍼스트를 선택했다.

테라스에서 먹을 건지 아니면 방에서 먹을 건지 물었다.

밖은 너무 더워서 그냥 방에서 먹는다고 했더니,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서빙을 해주었다.






보기에도 맛이 없어 보인다.

말라 비틀어진 식빵 4조각에 딸기잼과 버터, 오렌지 주스, 커피, 오믈렛이 나왔다.

190루피(약 3,400원)치고는 맛도 없고 너무 부실했다.

식빵은 퍽퍽해서 먹을 수가 없었고, 오믈렛과 커피, 주스만 마셨다.

양치하는데, 수돗물에 짠기가 느껴졌다. 수돗물이 왜 짤까? 궁금했다.

혹시 배탈이 나는 건 아니겠지 미심쩍어하면서 마지막 헹구는 물은 생수로 했다.

기차소음과 사람들의 소란함 때문에 기차간에서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또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오돌오돌 떨었더니 목감기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혓바늘도 더 또렷이 돋아났고, 목은 부을 대로 부어서 아무것도 삼킬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대로 푹 자고 싶었지만, 운동화도 사야 하고,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도 고장이 나서 사야했다.

일단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 1시간쯤 휴식을 취했다.






호텔 카운터에 신발 가게와 카메라 배터리 가게를 물었더니 릭샤꾼한테 물으면 된다고 했다.

호텔 앞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릭샤꾼, 우리가 신발을 사는 것도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사는 것도 모두 도와주었다.

아그라를 떠나는 새벽에도 우리를 기차역까지 데려다준 고마운 아저씨다.






인도는 가죽이 좋다고 가죽신발은 어떠냐고 권했다.

편한 컴포트화 정도면 괜찮다고 했더니 구두가게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걷기에 발이 편한 컴포트화가 없어서 다시 운동화를 파는 시장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시장은 12시는 되어야 문을 연다고 했다. 여행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인도는 12시는 넘어야 문을 여는 것 같았다.

특별한 곳이 아니면 늦게 문을 열고, 일찍 문을 닫는 게 인도 문화인 것 같았다.

10시 30분, 운동화 파는 가게 여러 곳을 찾아갔지만,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친절한 그는 시장을 온통 헤집으면서 운동화 파는 가게 한 군데를 겨우 찾아냈다.

그런데 내 발에 맞는 운동화가 없었다. 말로는 남녀공용이라고 하는데, 큰 사이즈밖에 없어서 난감했다.

더운밥 찬밥 가릴 때가 아니어서 운동화 중에 제일 작은 사이즈로 살 수밖에 없었다.

운동화는 깔창 3개씩이나 깔아야만 겨우 벗겨지지 않고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내 발에 맞지도 않는 운동화를 1,175루피(약 20,600원)나 주고 샀다.

시장인데도 정찰제라면서 한 푼도 깎아주지 않았다. 바가지인 줄 알았지만, 그냥 달라는 대로 다 줬다.






언제 고장이 났는지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도 충전이 되지 않았다.

그는 고맙게도 우리를 카메라 충전기 파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자그만 가게였는데 주인도 매우 친절했다.

충전기 모델을 보더니 자기한테는 없다고 하면서 다른 가게에 전화를 걸더니 충전기를 구해 주었다.






릭샤꾼은 기름이 떨어졌다고 주유소로 갔다.

주유소엔 자동차가 아니라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기름을 넣고 있었다.





주유할 동안 우리는 길거리에 앉아서 지나가는 소를 구경했다.

날씨는 얼마나 더운지 그늘에 앉아있는 동안에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주유를 끝낸 그는 우리를 타지마할 동문 가까이에 내려주었다.

아저씨가 친절하고 요금도 합리적이어서 내일 새벽 5시 30분에 아그라 칸트역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아그라 칸트역은 아그라 포트역보다 좀 더 멀고 이른 새벽 시간이라고 150루피를 달라고 했다.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 덕분에 신발도 사고, 충전기도 살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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