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잊으려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게 보통이다.
잊으려하면 할수록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망령처럼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내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잊을 수 없는 남자가 있다고 해서 지금이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잘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다.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도 들고
실제로 만나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분명히 기억의 심술이다.
어딘지 모르는 과거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는 다시 만나지지 않을 것이다.
'커 피 타 임 > 책.영화.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인도영화 <아쉬람> (0) | 2016.01.15 |
---|---|
[영화] 인도 영화 <As Long As I Live> (0) | 2016.01.15 |
로댕의 연인 까미유 끌로델 (0) | 2010.08.24 |
신의 손을 지닌 인간 로댕 (0) | 2010.08.22 |
박범신의 『 은교 』 (0) | 2010.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