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向日巖)은 남해안에서 첫손에 꼽히는 일출 명소이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처럼 해맞이하기에 좋은 곳이어서
새해 아침이면 해맞이 인파가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탁 트인 바다에서 어둠을 밝히며 붉게 솟아오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일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이곳에서 남도 바다를 일깨우며 거침없이 솟아오르는 붉은 해를 보리라.
향일암은 삼국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관음기도의 도량으로 유명하다.
신라의 고승이 백제의 영토인 남도 끝자락에 사찰을 세우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향일암은 여수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의 가장 남쪽 끝인 금오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 큰 절은 아니며, 절 내에는 대웅전과 삼성각 관음전 등이 있다.
향일암으로 가는 길은 좁은 계단을 오르거나 절묘하게 이어지는 석문을 통과해야 한다.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면 어느새 드넓은 바다와 파란 하늘이 활짝 열린다.
이렇게 미로 같은 은밀한 공간이 바로 향일암이다.
좁은 석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뚱뚱한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ㅎㅎ..
미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앞이 탁 트인 대웅전 앞마당에 이른다.
좁은 산비탈 절벽위에 만든 암자여서 대웅전 앞 마당도 그리 넓지는 않다.
향일암 대웅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타버렸는데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웅전에 있던 청동 불상과 탱화 등 중요 문화재도 함께 소실되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안의 경치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거칠 것 하나 없이 탁 트인 망망대해가 눈앞에 펼쳐지고 답답한 가슴이 거침없이 열린다.
해수 관세음보살 입상
향일암은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에 속한다.
빨간 촛불 촛불마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담겨 있다.
사랑나무(연리근)이다.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는 서로 다른 둘이면서 뿌리가 붙은 하나이다.
이들은 둘이면서 하나인 삶을 살아가는 사랑나무이다.
향일암에는 불상보다 더 많은 거북이상이 곳곳에 즐비하게 놓여 있다.
원효대사가 참선했다는 좌선대 앞으로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다.
넉넉한 햇살 한 줌이 있는 곳, 여수 향일암
신달자 시인은 향일암은 부처님께서 중생들에게 햇살 한 줌씩 나누어 주는 곳이라고 했다.
아침마다 새롭게 떠오른 해가 대웅전 부처님께 먼저 문안드리면 부처님은 그 햇살 자락을 가슴에 꼭 안고 있다가
겸손하게 무릎 꿇은 사람들에게 한 줌씩 나누어 준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 햇살 한 줌을 꼭 쥐고 다시 세상으로 나가 햇살을 나누어 가지겠지.
햇살 한 줌의 희망, 그것이 향일암의 마음이다.
향일암은 우리에게 언제나 햇살 한 줌씩을 나누어줄 것이다.
우리도 서로서로 햇살 한 줌씩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넉넉함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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