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는 전남 완도군에 속해 있는 섬으로, 완도에서 32㎞, 해남 땅끝에서 12㎞ 떨어져 있다.
보길도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해남 땅끝마을 항구에서 출발해 보길도 청산항으로 가는 방법과
완도 화흥포항에서 배를 타고 노화도 동천항에 내려 보길도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노화도와 보길도는 서로 다른 별개의 섬이지만, 두 섬 사이에 보길대교가 놓여 있어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고산 윤선도 그가 사랑하던 섬 보길도로 떠나는 날,
잿빛 하늘에 때늦은 봄비가 오락가락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비록 궂은 날씨였지만, 보길도로 간다는 설렘으로 날씨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완도 화흥포항에서 노화도로 가는 배를 탔다. 평일이라 한산했다.
잿빛 하늘에 간간이 보이는 파란 하늘..
푸른 바닷물을 가르며 통통거리며 길을 떠나는 여객선..
흩뿌려진 완도의 섬들...모두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완도 앞바다엔 전복, 미역 양식장이 가득하다.
하늘이 엷게 개이고 파란 바다가 더욱 파래지니 이젠 비가 그치려나 보다.
배는 노화도에 도착했다. 방송에서 뭐라고 하는데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마도 노화도에 내릴 손님은 내릴 채비를 하라는 방송이었던 것 같다.
그곳이 내가 내려야 할 노화도인지도 모르고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풍경에만 빠져 있었다.
노화도에 도착했을 때 마침 날이 활짝 개이고 일곱 빛깔 무지개가 떴기 때문이다.
무지개를 카메라에 담느라고 그곳이 노화도인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ㅎㅎ..
배는 다시 통통거리며 떠나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ㅎㅎ..
무지개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넋이 나간 채로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었다.
노화도에 내리지 못해도 괜찮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바다 위에서 볼 수 있다니 여행이 나에게 준 특별선물처럼 느껴진다.
배는 노화도를 거쳐 소안도로 가고 있었다.
소안도에 내릴 때까지도 소안도를 노화도로 알고 있었으니...ㅎㅎ
소안도에 내려서도 노화도인 줄 알고 보길도 가는 셔틀을 찾고 있었으니...
덕분에 배도 실컷 타고 바다 구경도 원 없이 구경했으니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하늘엔 다시 구름이 모이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소안도에서 다시 노화도로 가는 배를 탔는데,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여행객은 아니고 대부분 소안도 주민들인데, 모두들 완도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무슨 볼일이 그렇게 많길래 완도로 가는 것일까?
완도가 그들의 일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노화도에 도착해서 보길도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버스요금은 1,000원, 착한 가격이다.
노화도와 보길도 사이엔 보길대교가 놓여 있어 차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덕분에 완도에서 보길도 가는 길이 훨씬 더 편리해졌으리라.
보길도 청별항에 내리자 비는 여전히 내리고 섬이라 그런지 바람도 세차게 분다.
이런 날씨에 걸어서 구경할 수 있을까? 차를 가지고 올걸...참으로 난감하다.
그렇다고 버스도 자주 없다. 9시, 12시, 3시, 하루 세 차례만 버스가 다닌다고 한다.
청별항에서 때늦은 아침을 먹고 이정표를 따라 윤선도의 흔적을 찾아 세연정으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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