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청산도에는 중요한 전통문화유산으로 고인돌과 초분, 그리고 돌담장과 구들장논이 있다.
그중에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형태의 논구조 방식인 구들장논은 자투리 땅도 놀리지 않았던
섬사람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독특한 농경문화 유산이다.
청산도는 어느 마을이나 산아래 비탈진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으로 조성된 논과 밭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명 다랭이논, 계단식논이며 구들장을 깔듯 계단씩 축대를 층층이 쌓아 만든 독특한 양식의 구들장논도 있다.
돌, 바람, 여자가 많은 건 제주뿐만이 아니라 청산도도 육지와 달리 돌이 많고 흙이 부족했다.
섬 전체가 돌로 넘쳐났던 청산도의 땅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었다.
비가 오면 돌 틈으로 물이 잘 빠져나가 논을 만들어도 물을 오래 가두질 못했다.
여기서 오랜 세월 선조들이 지혜를 발휘하여 논바닥을 구들장 같은 넓적한 돌을 모아 켜켜이 쌓아 올리고
수로를 낸 뒤 잔돌과 진흙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논을 만들었다.
다진 흙 위로는 농사에 필요한 만큼만 물이 고이고 남는 물은 아래쪽 논으로 흘러내리도록 고안돼 있다.
한옥의 방구들 같은 돌을 이용했다 하여 일명 구들장논이라 부른다.
대부분 산비탈을 일구어 다랭이 논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경운기나 그 밖의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논이 상당하다.
섬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이 소와 사람의 힘으로만 논갈이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논밭을 일구는데 누렁이도 한몫했을 것이다. 청산도 농부에게는 소가 한가족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완만한 구릉지를 따라 손바닥만한 논과 밭들이 줄을 지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마지기 한마지기 일일이 손으로 일구어낸 땅 위엔 청산도 사람들의 남모를 땀이 배어있으리라.
청산도의 구들장논과 다랭이논은 오밀조밀 곡선을 그리며 청산도를 찾는 이들의 마음에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엄마 품속처럼 마음이 푸근해지고 고요해진다.
그러나 청산도의 구들장논은 선조들의 지혜가 숨어 있는 소중한 농업유산이지만
농업경쟁력 약화와 농가 고령화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소중한 농경문화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러모로 불편한 조건 속에서도 청산도 농부들은 이모작 농사를 보통으로 해낸다.
청산도에서는 가을걷이를 끝내고 난 논밭에 대부분 보리를 심거나 마늘을 심는다.
봄이 끝나갈 무렵이면 보리나 마늘을 거둔 논밭에는 다시 벼를 심거나 고구마, 채소 따위를 심는다.
억척스러운 청산도 농부들의 숨은 노고로 파릇파릇 마늘이 익어가는 청산도의 봄은 그저 푸르기만 하다.
'국 내 여 행 > 전 라 남 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청산도] 일몰과 갯돌 해변으로 유명한 진산마을 (0) | 2012.05.05 |
---|---|
[전남/청산도] 돌담길이 예쁜 청산도 상서마을을 걸어보자. (0) | 2012.05.05 |
[전남/청산도] 노랑 물결이 출렁이는 청산도의 봄 (0) | 2012.05.05 |
[전남/화순] 부도예술의 진수, 쌍봉사 (0) | 2009.06.16 |
[전남/보성] 녹색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보성녹차밭 (0) | 2008.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