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섬 청산도 - 유영애
돌담 늘어진 황톳길 따라
출렁이는 청보리 물결
푸른 해송 사이로 동백꽃 노래하는
서편제 구슬픈 가락 그 푸른 섬 가고파라
맑은 햇살 놀다간 빛고운 은모래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새하얀 물새들 향연
푸른 섬 청산도 금빛 날개 펼치리라
돌담길 따라 푸르른 바람
봄의 왈츠 유채꽃 물결
구들장 논, 갯바위 낚시, 파도에 씻긴 갯돌
남도인 문화 숨 쉬는 그 푸른 섬 가고파라
그늘 짙은 노송 물결 은빛 파도 출렁이면
곱게 물드는 노을진 바다, 흩어진 섬들의 향연
푸른 섬 청산도 찬란하게 빛나리라
찬란하게 빛나라
땅끝과 마주한 완도의 작은 섬, 청산도.
자연과 사람, 모든 것이 아름다운 느림의 미학을 간직한 섬,
199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채택된 섬,
청산도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고 싶어하는 섬, 걷고 싶어하는 섬이다.
남도의 바람은 청산도를 휘감고 사람들은 세월이 만든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고 싶어한다.
풍경에 취해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는 청산도의 슬로 길 백리(42.195㎞)는
세계 슬로 길 1호로 제주 올레 길, 지리산 둘레 길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걷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청산도는 완도에서 배로 40여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청산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 살기 좋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라 하였다.
공기가 맑고 하늘과 산과 바다가 전부 푸르다고 해서 청산이라 불렀다.
옛날에는 신선이 산다고 해서 신선 선(仙)자를 붙여 선산(仙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푸른 산과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 슬로길,
길바닥에 그려놓은 화살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걷다가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투어버스나 섬을 순환하는 순환버스를 타도 좋다.
버스를 타고 차창에 비쳐드는 풍광에 취해 잠시 마음을 내려놓아도 좋다.
노란 유채꽃 너머로 색색깔의 지붕이 더욱 정겨워보인다.
청산도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것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이곳에서 촬영되면서부터다.
임 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풍경의 원형을 찾아다니다 청산도 당리에서 그만 마음을 놓아버렸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샛노란 유채꽃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낮은 돌담 사이사이로 활짝 웃고 있는 노란 유채꽃.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을 보며 걷자니 자연히 걸음은 느려지게 마련이다.
느리게 느리게 걸어도 좋다. 마음에 정겨운 풍경 하나 오롯이 담을 수 있다면...
바다를 바라보며 올망졸망 일구어진 논과 밭.
구릉지에 오르니 청산도의 파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채꽃으로 둘러싸인 무덤 속의 망자도 노란 향기에 취해 있으리라.
멀리 바다에는 소나무 방풍림 앞으로 독살이 보인다. 청산도에는 아직도 전통 어업방식인 ‘독살’이 있다.
독살(독사리)은 예전부터 내려오던 물고기잡이 방식으로 돌로 담을 빙 둘러 쌓아 고기를 잡는 것을 말한다.
밀물 때 돌담 안으로 들어온 고기가 썰물 때 나가지 못하도록 가두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오랜 세월 동안 청산도 사람들은 욕심내지 않고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거둬들이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소박한 삶을 살아왔다.
예전에는 독살 안에 물고기가 가득 들어 있어 살림에 큰 보탬이 되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70년대 무분별한 포획으로 어종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정작 물고기로 가득해야 할 독살 안에는
매생이, 파래 등의 해조류만 있을 뿐이라고...
봄의 왈츠 촬영지
여인의 향기 촬영지
청보리가 세찬 바람에 춤을 추듯 물결 지고 있다.
잠시 이곳에서 지친 마음을 내려놓아도 좋으리라.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파도가 치면 치는 대로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순응하며 살아가는 청산도 사람들.
청보리가 익어가는 초여름이면 온 마을이 더욱 푸르러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일 것이다.
'국 내 여 행 > 전 라 남 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청산도] 돌담길이 예쁜 청산도 상서마을을 걸어보자. (0) | 2012.05.05 |
---|---|
[전남/청산도] 청산도의 구들장논을 아시나요? (0) | 2012.05.05 |
[전남/화순] 부도예술의 진수, 쌍봉사 (0) | 2009.06.16 |
[전남/보성] 녹색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보성녹차밭 (0) | 2008.06.12 |
[전남/영광]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를 찾아서(영광 법성포 ) (0) | 2007.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