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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 무기여 잘 있거라 』

러브송. 2010. 1. 19. 11:57

헤밍웨이의 대표작은 모두 전쟁과 관계가 있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전쟁의 참상을 겪은 작가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전쟁 당시의 경험을 작품 속에 반영시키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작품 배경은 모두 전쟁이다.
[무기여 잘 있거라(1929년)]는 전장에서 만난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그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험을 10년 후에 되살려 쓴 작품으로
전장에서 만난 부상병과 간호사와의 애뜻한 로맨스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전쟁 당시 박격포탄을 맞아 상처를 입고 전선의 야전병원에서 밀라노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독일계 미국인 간호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그때의 연애 경험을 모티브로 하여 쓴 작품이다.
이 소설이 출판되자마자 4개월 만에 8만부를 돌파하였고, 이로써 작가로서의 지위를 굳히게 되었다.
헤밍웨이는 쾌활하고 활기찬 인물이었으나 성격이 급하고 다소 염세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다시 읽어보는 '무기여 잘 있거라'

주인공 프레드릭 헨리 중위는 북이탈리아 전선에서 부상병 수송을 맡고 있는 야전병원의 운전사다.
친구 리날디가 소개해준 영국의 종군 간호사 캐서린 버클리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캐서린은 약혼자를 전장에서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전장에 왔다.
헨리는 몇 번의 만남을 통해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지만 둘의 관계는 그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헨리는 오스트리아군에게 폭격을 받고 양쪽 다리에 중상을 입는다.
그는 수술을 받기 위해 밀라노 미군 병원으로 이송된다.
때마침 캐서린도 전속되어 밀라노에 와서 근무하고 있었다.
다시 만난 두 사람 사이는 뜨거워지고 마침내 사랑에 빠진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그해 여름을 멋지게 보낸다.
그녀는 헨리의 아이를 가지게 되고, 헨리는 다시 전선으로 떠난다.
하지만 전장으로 돌아온 헨리를 기다리는 것은 퇴각전과 스파이 혐의였다.
헨리는 전쟁에 혐오감을 느끼게 되고, 군에서 도망쳐 나와 캐서린이 있는 밀라노로 향한다.
캐서린을 만난 헨리는 그녀와 함께 스위스로 달아난다. 
두 사람은 스위스 레만 호숫가에서 아이가 태어날 봄을 기다리며 꿈 같은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케서린은 워낙 난산이어서 수술을 하였으나 아이도 죽고 캐서린도 심한 출혈 때문에 죽고 만다.
헨리는 이별을 고하는 듯한 심정으로 마지막 키스를 하고 병원을 나선다.
그녀의 예언대로 비가 오는 길을 걸어 그는 호텔로 향한다.

주인공 헨리는 전장과 후방을 오가면서 허무주의에 빠져 있었으나
캐서린을 사랑하게 되면서 행복한 여름과 스위스에서의 꿈같은 겨울을 보낸다.
전장에서는 영광이고 희망이고 다 없었으나 이제는 그녀의 존재가 그의 빛이 되었다.
그는 전쟁에 절망한 끝에 그녀로부터 한 줄기 삶의 보람을 찾으려 했는데,
그 작은 소망마저 짓밟히고 만다.
사랑과 죽음이라는 운명 가운데 그는 전쟁을 강력히 부정하고 있다.
헨리는 전쟁에서 살아가는 목적을 찾기보다는 현실적인 인간 캐서린에게서 
살아가는 목적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그 염원은 외부적 요인으로 무산되고 헨리는 다시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 패배 앞에서 그는 구질구질하게 굴지 않고, 묵묵히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인간 삶의 비정함과 허무주의, 니힐리즘을 엿보게 된다.
캐서린과 아기를 죽음으로 몰고 감으로써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발발된 전쟁이 
얼마나 많은 인명을 죽이고 이 사회를 피폐하게 만들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품에서처럼 인간은 삶과 사랑은 운명 앞에 무기력한 존재이기만 할까?
운명 앞에선 인간의 삶은 무가치하며 그리고 그 사랑 또한 허무한 것일까?

인간은 운명에 지배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이 운명을 지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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