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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 노인과 바다 』|

러브송. 2010. 1. 17. 19:28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통해 폭력과 죽음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에서 
               의로운 투쟁을 전개한 모든 사람에게 의당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노벨문학상 수여문' 중에서

*작가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

1899년 미국 시카고 근교에서 태어났다.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낚시와 사냥을 즐겼다.
어머니는 교회의 독창 가수였다.
18세 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했다. 
1차 세계대전 중에는 야전 위생대로 자원했고, 후에 이탈리아 전선에서 중상을 입기도 했다. 
전후에는 통신원으로 파리에 머물면서 E.L.파운드의 영향을 받아 처녀 작품집과 단편집을 발표하였다. 
1926년 귀국하여 ‘잃어버린 세대’의 쾌락 추구와 환멸을 그린 '해는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하고, 
이탈리아 전선의 체험과 배경을 묘사한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늙은 어부의 고독한 싸움을 통해 인간의 불굴의 정신과 존엄성을 그려낸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1953)과 노벨문학상(1954)을 수상했다. 
미국 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불리던 헤밍웨이는 냉철한 관찰력, 독특한 문장력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961년 엽총 오발 사건으로 자기 별장에서 사망했다.

*다시 읽어보는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는 쿠바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와 그를 따르는 소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황폐하고 불모지 같은 현실에서 패배를 모르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한 노인의 삶을 통해
인간의 불굴의 정신과 존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산티아고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다. 
84일 동안이나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자 마을 청년들의 놀림감이 된다. 
처음 40일 동안에는 한 소년이 같이 있었지만, 40일 동안이나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자, 
소년의 부모는 소년에게 다른 배를 타게 한다.  
그를 따라다니던 소년 마놀린(Manolin)은 비록 노인의 배를 타지는 못하지만
노인을 감싸주고 식당주인 로페즈도 노인에게 도움을 준다. 
소년은 노인을 매우 좋아하여 매일처럼 설거지를 도우러 노인의 집으로 간다.
그들은 만나면 야구 이야기를 한다. 노인은 혼자 살면서 밤마다 아프리카나 사자 꿈을 꾼다.
산티아고는 85일만에 다시 고기를 잡으러 나가고, 마침 커다란 물고기를 낚게 된다.
고기가 얼마나 큰지 밧줄이 다 풀려 나가고도 노인의 배는 고기한테 이리저리 끌려 다니게 된다.
하룻밤이 지나고 물 위에 솟아오른 것은 배보다도 긴 청새치였다.
노인은 너무 많이 지치고 다쳤으나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청새치와 싸운다.
바다 위에서 청새치와 사투를 벌리는 동안에도 그가 꾸는 꿈은 역시 아프리카와 사자 꿈이다.
죽을 힘을 다해 싸워 두 번째 밤이 밝을 무렵, 노인은 늘어진 고기를 끌어당겨 뱃전에 묶는다. 
1,500파운드는 넘을 것 같다.
노인은 천천히 귀로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어 떼의 습격을 받게 된다. 
노인은 노 끝에 칼을 잡아매어 상어와 또 싸운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구에 돌아와 보니 그 고기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그렇지만 노인은 자기의 패배에 대하여 만족한다.

"길위의 오두막집에서는 노인이 다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업드린 채였다. 
 소년이 옆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다. 
 노인은 아프리카와 사자꿈을 꾸고 있었다."

노인 산티아고는 굽힐줄 모르는 강인한 의지를 지닌  불굴의 사나이다.
그의 모든 것은 다 낡고 늙었으나  바다와 같은 빛깔을 닮은 두 눈동자만은 빛났고 패배를 모른다.
인간은 패배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고 타개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도달하여야 한다.
신념의 상실과 절망과 환멸 속에서도 자포자기 하지 않고 새로운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한 가지 목적의식을 정립하고 최선의 힘을 다하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번 계획한 일은 어떤 난관이 따르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추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오막살이 집에서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이 바다에서 80여 일이나 머물면서 고기를 낚는 
강한 의지는 자아 의식을 상실한 현대인들에게 큰 용기를 갖게 해줄 것이다.
바다는 삶이다.
바다는 우리 삶의 공간이다.
바다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삶의 공간이다.
그러나 바다는 결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언제나 우리가 뜻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는 법이니까.
바다는 누구나 혼자 걸어가야 하는 삶의 공간이다. 
바다에서 노인의 고독, 그리고 무료한 시간들...    
오랜시간 계속되는 고기와의 사투, 그리고 패배...
노인에게는 나쁜 일밖에 일어나지 않지만 노인은 지지 않겠다고 맞서는 불굴의 의지...
또 번번이 실패하고....
지쳐서 쓰러지면 아프리카와 사자 꿈을 꾸고...
노인은 또다시 바다로 나갈 것이고.. 그리고 죽을 때까지 버틸 것이다.
노인이 죽고 나면 다음 세대인 소년의 차례가 된다.
소년은 바다에 나갈 것이고...고기와 사투를 벌리고...그리고...패배 아니면 성공...
고난에 찬 이 삶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영원히 되풀이되는 것인가.
오랜 인생을 살아온 노인이 운명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
끝이 없는 싸움 속에서 진리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간의 숙명..
인간은 쓰러져도 일어나고 또 쓰러져도 일어나 도전해야 하는 숙명..
이런 숙명은 우리가 죽으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이 숙명에 맞서서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할 것이다.

"행복의 배나 불행의 배나 귀항할 때는 모두 부서진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인간의 모든 노력은 그저 헛된 수고일 뿐일까?
노인은 삶의 한가운데서 사투를 벌릴 때, 늙은 바다의 꿈이 펄럭이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강인하게 살아 버티고 있는 힘센 사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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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고전이나 과거 문학적 걸작들이 이제 미국의 도서관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전과 걸작들이 서재의 공간만 차지한 채 더 이상 아무도 빌려가거나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우리나라도 곧 이런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한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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