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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창녕] 갈바람 울어대는 우포늪의 가을

러브송. 2009. 9. 26. 12:43

 


                      광활한 대지에 끝없이 펼쳐진 푸르름...
                      세상과 단절된 이 순간, 세상사 온갖 시름 다 잊고 
                      포근한 어머니 품속 같은 우포늪으로 빠져듭니다.
                      마름, 생이가래, 개구리밥, 자라풀, 부들... 
                      마치 초록빛깔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 포근한 늪 위를 
                      사뿐사뿐 밟으며 걸어들어가고픈 이 충동...
아! 가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 우포늪으로 달려가보세요. 우포의 가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은 1억 4000만년 묵은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내륙습지입니다. 동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습지는 홍수를 막아주고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며 생물의 자연과학적 연구 조사가 이루어지는 환경 교육적 가치가 큰 지역입니다. 화왕산(해발 756m)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창녕 읍내를 거쳐 낙동강으로, 이는 다시 낙동강 물과 만나 우포늪을 생성시킨 뒤 지금까지 다양한 생명체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포늪은 수많은 동·식물들에게 휴식처로, 삶을 영위하는 터전으로 우리 곁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계절 원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우포늪은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수생식물로는 온몸에 가시가 나있고, 잎의 지름이 1m나 되는 가시연을 비롯해 300여 종의 다양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으며, 각시붕어, 논우렁이 등 40여 종의 어류, 패각류와 물방개, 소금쟁이, 송장헤엄치게 등 750여 종의 수서·곤충류 또한 우포늪을 더욱 경이롭게 해주는 소중한 생명체들입니다.
우포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네 개의 습지를 하나로 묶어 우포늪이라고 부릅니다. 우포는 본래 소가 늪에 머리를 대고 물을 마시는 것 같다고 해서 ‘소벌’이라 했으며, 장재마을에 접해 있는 목포는 소나무가 많아 나무벌, 사지포는 모래가 많아 모래벌, 쪽지벌은 크기가 작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포, 사지포, 목포는 일제 때 우리말을 한자로 바꿔 부른 이름인데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환경부는 우포늪의 가치를 인정해 지난 1997년 7월에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이듬해인 1998년 3월에는 ‘람사르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등록되어 세계적인 보전습지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포늪은 세계적인 늪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초록비단을 깔아놓은 우포늪... 가을이 더 깊어지면 초록빛 우포늪도 황금빛으로 변하겠지요. 갈바람 울어대는 우포늪의 가을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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