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어학 연수를 위해서 2003년 1월 1일에 미국 서부 Oregon주에 있는 Portland에 왔습니다.
일 년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색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어 매우 행복합니다.
우리 가족은 남편과 중학교 다니는 아들, 딸, 이렇게 네 식구랍니다.
2003년 1월 1일에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서
미 서부 Oregon주에 있는 장미의 도시 Portland에 도착했습니다.
Portland는 시애틀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2003년 새해 첫날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니 미국은 시차 상으로 또 새해 첫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두 번씩이나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큰 행운(^^)을 얻었답니다.
911테러 이후로 미국 입국수속이 예전보다 한층 더 까다로워졌더군요.
제가 신은 신발까지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해프닝을 벌였답니다.
인천 공항을 출발하여 San Francisco에 도착, 또다시 Portland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오후 늦게서야 Portland에 도착했습니다.
포틀랜드는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시차적응을 하느라고 곤욕을 치르고 긴 비행에(14시간) 가족 모두 피곤에 절어 있었습니다.
호텔에 머물면서 1년 동안 우리가 살 집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지요.
미국에 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교회를 통해 살 집을 미리 구해놓고 간다고 하던데,
우리는 살 집도 안 구해놓고 미국에 살러 가는 용감성...ㅋㅋ
호텔에서는 간단한 식사가 제공되었는데, 주로 빵과 커피, 주스, 오렌지, 사과 등, 아메리칸 스타일의 메뉴였습니다.
기내에서도 두 번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보같이 두 번이나 다 양식을 먹었답니다.
미국에서는 먹기 힘든 비빔밥을 먹어두어야 했었는데...ㅠㅠ
매일 빵만 먹기엔 빵이 너무 달고 입에 맞지 않아 김치와 된장찌개 고추장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포틀랜드에 도착한 날, 저녁을 먹으러 호텔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를 찾았습니다.
다른 음식점은 낯설어서 감히 갈 엄두를 못냈지요.
한국에도 있는 맥도날드가 그래도 익숙하다고 생각해서 갔는데, 주문이 그리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세트메뉴를 달라고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아무리 세트메뉴를 말해도 통하지 않았어요.
미국에서는 Meal이라고 말해야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세트메뉴를 준다는 걸...ㅎㅎ
할 수 없이 햄버거랑 콜라, 감자튀김 각각 주문했지요.
또 말은 얼마나 빨리 하는지요. 휴~~^^ 원래 짧게 하는 영어가 더 어려운 법...
모든 것이 하나도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부터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몸은 몸대로 지쳐있고, 말도 잘 안 통하는 낯선 곳에서 모든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문화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고,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무슨 말을 하는지
완전히 파악할 수가 없어서 더욱 힘들었습니다. 겨우 말의 Key Point만 찾아서 이해하는 정도였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날 저녁은 호텔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서 먹었고, 다음 날 점심은 한국식당을 찾아가서 한식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구경하는 맛깔스런 반찬과 김치와 된장찌개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며칠 만에 하얀 쌀밥을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우며 행복해했습니다.
호텔에 4일 머물면서 남편은 학교에 가고, 남편 후배랑 저는 아파트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아파트를 구하러 다니는 며칠 동안은 매일 매일 왜 그리도 겨울비가 처량히 내리던지요.
지도를 들고 비를 맞으며 이곳 저곳을 직접 다니며 아파트를 구했습니다.
Portland가 Seattle과 마찬가지로 지형적인 이유로 겨울이 우기라고 합니다.
겨울 날씨가 포근한 대신에 눈보다는 비가 많이 내리는데, 아침에는 가을 햇살처럼 눈부신 햇살이
환상적으로 대지를 비추다가는 오후가 되면 회색빛 구름과 함께 어김없이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수시로 오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우산보다는 모자가 달린 점퍼를 주로 입으면서
비가 오면 언제든지 모자를 쓰고다녔습니다.
기온은 주로 섭씨로 10도 내외이고(한국이 영하 13도라고 할 때도)
이곳 겨울은 한국의 가을과 비슷한 날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곳은 4시만 되면 해가 기울면서 땅거미가 일기 시작하고, 5시가 되면 캄캄한 한밤중처럼 느껴집니다.
호텔생활을 5일 만에 청산하고, 드디어 1월 5일... 비버튼(Beaverton)에 있는 King's Court Apt.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하는 날은 비도 오지 않고, 파란 하늘에 환상적인 날씨였습니다.
아파트 근처에 있는 Fred Meyer 쇼핑몰에서 살림살이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느라고
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빠른 셋업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남편의 영어 실력이 쓸만했답니다.ㅎㅎ...
1월 5일 이사해서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을 샀지만, 정작 꼭 필요한 한국식품은 하나도 사지 못했습니다.
한국식품을 파는 상점을 몰라서 빵이랑 음료수만 잔뜩 샀지요.
한국에 있을 때는 빵을 좋아해서 아침은 간단하게 빵이랑 커피를 마시곤 했었는데,
이제는 연일 먹은 밀가루 음식에 속이 거북해서 그런지 도저히 빵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듯이, 한국사람은 김치를 먹고 살아야 하나 봅니다.^^
다음날(1월 6일) 남편은 학교에 가버리고 아이들은 학교가 방학기간이라 함께 집에 있었지요.
마땅히 먹을 것도 없고 해서 빵이랑 한국에서 가지고 온 고추장에 멸치를 찍어먹으면서
남편이 학교에서 돌아오기만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는 자동차도 없어서 맥스를 타고 다운타운에 있는 학교에 갔다오려면 오가는 시간도 많이 걸렸지요.
차도 사고, 운전면허증도 따야하고,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야하고...
아직도 완전히 셋업하려면 이것 저것 자잘한 할 일들이 남았네요.
이제 미국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미국생활이 실감나지는 않지만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삶을 체험하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합니다.
제가 미국에 머무는 1년(2003년)동안은 이곳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미국에서의 자잘한 생활 이야기와 여행, 그리고 그리움들을 글로 남겨둘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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