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오늘은 아름다운 리우 해변 투어를 하는 날이다.
리우 기온은 22도에서 26도,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어제 6시간 동안 리우 시내와 예수상과 팡지아수카르 투어를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목 상태는 약간 호전되었지만, 여전히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고, 목이 많이 부어서 따갑고 간간이 기침도 나왔다.
오전은 호텔에서 푹 쉬고 오후에 해변 프리워킹투어에 참석하기로 했다.
오후 3시 30분 Caltalgao역 A 출구에서 해변 Free Walking Tour가 시작된다.
Caltalgao역은 호텔에서 가까워 슬슬 걸어갔다. 걸어가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투어 장소에 도착하니 15명 여행객이 모여있었다.
참여자 중에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어제 투어를 같이한 젊은이들이 있어 무척 반가웠다.
영국에서 온 커플, 멕시코 처녀, 그리고 아일랜드에서 온 처녀들, 아르헨티나서 온 청년들, 그들도 우리를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
리우를 찾은 외국 여행자들은 불안한 치안 때문에 단체 투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해변 프리워킹 투어를 진행할 우리 가이드다. 투어전에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액세서리, 목걸이 시계 등 고가품은 노출하기 말 것, 카메라는 목에 걸지 말고 사진만 살짝 찍고 가방에 넣을 것,
휴대폰은 절대로 꺼내지 말고 워킹 투어 중 대열을 이탈하지 말 것, 등등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워킹 투어를 그만하고 싶으면 반드시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투어 중간에 불필요하게 사람 수를 세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투어 하는 중간중간에 가이드는 불필요하게 사람 수를 너무 자주 세었다.
혹시 이탈해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을까 봐 의심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 살짝 기분이 나빴다.
말이 프리워킹 투어지만 실제로 무료가 아닌 투어이기 때문이다.
투어가 끝나고 제일 마지막에 팁 혹은 기부금 형식으로 일정의 돈을 거둔다.
투어 중간에 사람이 사라지면 팁을 받을 수가 없어서 사람 단속을 불필요하게 열심히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투어 멤버들...
처음 도착한 곳이다.
코파카바나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럽풍 건축물이라고 한다.
브라질이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이후 19세기부터 유럽에서 많은 이주민이 브라질로 넘어와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 건물은 그 당시 지어진 집으로 하나도 고친 데가 없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지금 이 집은 비어 있다.
다른 건물은 현대식으로 리모델링을 하거나 새로운 건물로 지어졌는데, 이 건물만큼은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많아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19세기 산업화로 일자리를 잃게 된 유럽인들도 브라질로 많이 넘어왔으며 1908년 일본인 이민자들도 농사를 짓기 위해 브라질로 이주해왔다고 한다.
지금 브라질에는 180만 명이 넘는 일본인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독 일식집이 많이 보인다.
슬슬 걸어서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갔다.
코파카바나 해안과 접해 있는 아틀란티카 대로에는 고급 호텔과 맨션, 레스토랑,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아름다운 해안을 자랑하고 있다는 코파카바나 해변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아마도 치안이 불안해서 관광객이 줄어든 모양이다.
포르투갈 영향으로 해변 바닥 무늬가 파도를 상징하는 물결무늬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보다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해변에는 마약에 취해 총을 들고 돌아다니는 십대들을 판을 치고 있다니 쉽게 해변으로 갈 수도 없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소매치기나 절도가 빈번하다니 특히 조심해야 할 곳이다.
밝은 대낮이라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가이드는 해변 모래사장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백사장을 거닐며 사진도 찍어보고 싶었지만, 가이드는 건성으로 설명만 짧게 하고
치안 때문인지는 사진 찍을 시간도 주지 않고 이동해버려 아쉬웠다.
브라질 사람도 리우에 가는 걸 꺼린다더니 정말 치안이 심각하긴 한가보다.
5㎞나 되는 긴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코파카바나 해변
멀리 우뚝 솟아있는 빵산(팡지아수카르)도 보인다.
텅 비어있는 해변
코파카바나 해변 산책로에는 몇 개의 동상이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벤치에 앉아 있는 Carlos Drummond de Andrade statue(칼로스 드루몬드 데 안드라데 동상)
그는 코파카바나 해변 앞 아파트에 살았던 브라질의 유명한 시인으로 브라질 국민의 많은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은 인물이다.
브라질 국민이 사랑하는 음악가 동상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우리 가이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이파네마 해변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그려진 벽화.
2014년 월드컵 때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경기를 기념하기 위한 벽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라이벌 관계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홈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 7대 1로 충격 패를 당하게 되었다.
최종결승에서 독일이 브라질의 최대앙숙인 아르헨티나와 붙게 되었는데,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월드컵을 차지하게 되자
너무 기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특히 벽화 설명에 열변을 토하는 가이드, 브라질 사람들은 아르헨티나를 정말 싫어하나 보다.
군사기지에서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군사정권 때 부도덕한 정권에 반기를 들고 군부대를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킨 18인의 항쟁 그림
나무가 우거진 공원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히트곡 'Garota de Ipanema'의 무대가 된 곳으로 유명한 이파네마 해변으로 왔다.
흐린 하늘에 잿빛 파도, 맑은 날이었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상상해본다.
프리워킹 투어 멤버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회색빛 하늘, 이파네마 해변에도 사람은 많지 않다.
이파네마 해변의 우뚝 솟아오른 기암절벽(Dois Irmaos) 위로 지는 일몰은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잔뜩 찌푸린 하늘, 오늘 아름다운 일몰은 없을 것 같다.
이파네마 해변에 보사노바 창시자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의 동상이 기타를 메고 서 있다.
해변에서 팔고 있는 큰 스카프
비키니를 입고 그 위에 원피스처럼 두르기도 하고 해변에 돗자리처럼 펼쳐 선텐을 즐기기도 하는 다용도 천이다.
해수욕을 끝내고 집으로 갈 때도 몸에 원피스처럼 두르고 간다고 한다.
이파네마 해변으로 고급 호텔, 고급 아파트, 카페,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한산한 이파네마 해변
일요일에 열리는 벼룩시장, 히피들의 마켓이다. 기념품과 미술품, 공예품 등을 팔고 있다.
보사노바 음악으로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이다. 가이드가 보사노바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이동
마지막 투어 장소는 시내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호수, 로드리고 데 프레이타스 호수(Rodrigo de Freitas Lagoon)다.
꽃나무가 있는 예쁜 산책로를 걸어갔다.
호수 주변에 있는 고급 아파트들
호수 주변은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고 고급 아파트, 분위기 좋은 카페, 레스토랑도 많이 보였다.
호숫가 잔디밭에 빙 둘러앉아 투어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가이드는 호수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주고 미리 준비해온 브라질 간식거리와 음료수도 나누어 주었다.
간식 타임이 끝나고, 워킹 투어는 무료지만 기부금이나 팁 형식으로 돈을 거두었다.
어느 나라에서든 프리워킹 투어라고 하지만, 항상 팁을 적당히 주는 게 관례다.
얼마를 줄까 생각하다가 20R$(약 7,000원)이 무난한 것 같아 두사람 40R$을 주었다.
해변 투어 일정이 모두 끝나고 가이드랑 헤어졌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매우 아름답다고 했지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아 서둘러 호텔로 갔다.
호텔까지 메트로를 타고 갔는데, 메트로는 깨끗하고 승객도 별로 없었다.
이것으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와 해변 구경은 끝이 났다.
마지막 남은 하루는 바깥으로 나다니기가 무서워서 그냥 호텔방에서 보냈다는 슬픈 이야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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