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르크 성당에서 골목길로 조금만 내려가면 로트르슈차크 타워가 있다.
로트르슈차크 타워로 가는 길 중간에서 만난 크로아티아 나이브 예술 박물관(The Croatian Museum of Naive Art).
Naive는 아마추어적이며 소박한 예술 사조를 말한다.
20세기에 등장했다가 쇠퇴했지만, 크로아티아는 세계에서 나이브 예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로트르슈차크 탑으로 가는 길에 만난 '실연 박물관(Museum of Broken Relationship)'
사랑에 실패했거나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한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색 박물관이다.
자그레브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으로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다.
전시된 물품을 보면서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나의 상처가 치유되는 신비로운 장소라고 한다.
제주에서도 자그레브 실연박물관과 협력하는 '실연'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제주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 Ⅱ에서 9월 25일까지 열린다는데, 가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17세기에 건설된 바로크 양식의 성 캐서린 성당
로트르슈차크 타워가 보인다.
골목 한켠에서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쓸쓸해보인다.
파란 모자를 쓰고 있는 멋쟁이 할아버지다.
소매 끝에 크로아티아 국기에 있는 빨간 바둑판무늬가 살짝 보인다.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로트르슈차크 타워(Lotrscak)
자그레브 시내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타워다.
타워 내부에 커다란 대포가 하나 있는데, 옛날 시계가 없었을 때 종을 울리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130년 전에 자그레브에선 정오에 대포를 발포했는데, 그 후부터는 대포 소리와 함께 모든 종이 울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대포 소리를 듣고 쉽게 정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매일 정오에 포를 쏜다고 한다 .
대포가 엄청난 소리로 굉음을 내뿜으며 정오를 알리면, 뒤이어 수많은 교회의 종소리가 시내 전체에 울려 퍼진다.
상상만 해도 정겹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타워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 건지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타워에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포기하고 그냥 돌아왔다.
언덕이어서 굳이 타워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자그레브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빨간 지붕의 중세 모습을 간직한 건물 너머로 현대적인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중세의 나지막한 언덕 위에서 21세기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참 묘하다.
타워 옆으로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산책길이 나 있다.
그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푸니쿨라(우스피냐차 케이블카)가 보인다. 신시가와 구시가를 연결해주는 교통수단이다.
운행 거리는 66m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푸니쿨라로 오르고 내리는데 단 64초가 걸린다.
수백 년 전 구시가 지역으로 물건을 오르내리기 위해서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케이블카 겉모습을 바꾸고 관광객을 태워 나르고 있다.
빨간색 지붕 사이로 파랑 푸니쿨라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려고 기다리는데,
타려는 사람이 없는지 제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 있다.
아마도 단체 관광객이 와야 움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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