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9개국/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자그레브] 반옐라치치 광장의 밤 풍경

러브송. 2016. 7. 17. 11:30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6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온 탓에 몹시 피로했다.

숙소에서 한 시간쯤 쉬다가 오후 8시 넘어서야 겨우 야경을 보러 거리로 나왔다.

해가 져서 캄캄하리라 예상했는데 거리는 아직 밝아있었다.





반옐라치치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이 카페에 앉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녁 8시 30분이 지났는데도 자그레브는 이제 서서히 어두워지려고 한다.

5월의 크로아티아는 밤 9시는 넘어야 해가 지는 것 같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낮이 길어서 구경하기가 좋다.





반옐라치치 광장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보통 구시가 광장에는 많은 여행객과 시민들로 늘 복작대는데, 자그레브 광장은 웬일인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자그레브 여행의 중심이 되는 반옐라치치 광장은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광장 중앙에는 반옐라치치 장군의 기마 상이 우뚝 서 있다.

이 광장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에 의해 반옐라치치 동상이 제거되고 광장의 이름도 '공화국 광장'으로 바뀌었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한 후 다시 예전의 이름을 되찾게 되었고, 동상도 제자리에 돌아왔다.





1641년에 만들어진 이 광장은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장 주변에는 현대적이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으며, 보행자 전용광장이다.





반옐라치치는 184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침입을 물리친 전쟁 영웅이다.





광장 끝에는 자그레브 도시 이름의 또 다른 기원이 된 만두쉐바츠 분수대(Manduševac Fountain)가 있다.

만두쉐바츠라는 이름은 자그레브 탄생신화에서 유래되었다.
11세기 초 집을 나선 소년이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다가 용맹한 기사가 되었는데

기사가 된 소년은 여러 지역을 다니며 모험을 했고, 선한 일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둠 속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목이 말라 물을 찾았지만, 샘물이나 흐르는 물조차 찾을 수 없었고, 그만 지쳐 쓰려져 비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서 발아래를 파보라고 했다.
"Zagrebite!" (Scratch it! 땅을 파다, 긁다, 할퀴다의 뜻)
기사가 땅을 파자 신기하게도 샘물이 솟아 나왔다.
그녀는 자신이 가난한 고아라고 했고, 이름은 "Mandusa(만두샤 또는 만디)"라고 했다.
기사는 그녀의 이름을 빌려 그 샘물을 만두쉐바츠로 이름 지었다.
그 후에 기사는 그곳에 큰 도시를 만들었고,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그녀가 승낙하는 순간 하늘에서 광채가 내려오고 무지개가 두 사람을 감싸 안았다.

두 사람에게 도시의 미래 형상과 앞으로의 명성을 예견해주었다.
자그레브는 "긁힌 장소"라는 의미로 만두쉐바츠 분수는 자그레브의 심장이 되었다.





광장 앞 도로에는 트램을 제외한 모든 차는 다닐 수 없다.

광장 앞에는 노면전차가 수없이 오고 갔지만, 천천히 달려서 그런지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다. 

전차가 오지 않을 때는 자유롭게 길도 건너고 했다.





광장 길 건너편에는 쇼핑할 수 있는 번화가다.





밤이 깊어지자 광장에는 젊은이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가 쭉쭉 빵빵이다. 크로아티아인들은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다.

세르비아인들에 비하면 비주얼이 훨씬 낫다.





광장에 있는 벤치에 선인장 꽃이 그려져 있다.

예쁜 꽃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반옐라치치 광장의 밤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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