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콜 카 타

[인도/콜카타] 옥스퍼드 서점(Oxford Bookshop)에 있는 카페 Cha Bar

러브송. 2016. 1. 12. 16:00



피자를 먹고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도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도 어둑어둑했다.

바라나시로 가는 열차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파크 스트리트로 해서 서더 스트리트까지

천천히 거리 구경을 하면서 걷기로 했다.

파크스트리트는 번화가답게 은행과 맥도날드, 레스토랑과 카페도 있었다.

옥스퍼드 서점이 있었다. 강렬한 빨간색 간판이 나를 유혹했다.






서점 입구에 들어서자 경비원이 문을 활짝 열어주면서 황송하게도 우리한테 인사를 했다.

인도는 호텔이나 음식점, 카페에서조차 문 입구에서 손님을 위하여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를 해준다.

경비원이 과도하게 친절을 베푸는 곳은 어쩐지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기분은 좋다.






안으로 들어서니 서가에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었다.

콜리지 스트리트에서 본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책방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깨끗하고 세련되고 여기가 인도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인도는 다양한 얼굴로 여행자들을 맞는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내가 본 인도를 가지고 인도를 말하는 것은 건방진 일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차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1층에서 바라본 2층 카페 Cha Bar 모습





규모는 작지만,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아카데미아 서점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라 여행지 중에 이런 곳이 있으면 휴식도 취할 겸 꼭 들러보는 편이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아카데미아 서점 모습


아카데미아 서점은 북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점으로 근대 건축의 거장, 핀란드 건축가 '알바르 알토'가 설계한 서점이다.

천장을 높게 해 창문으로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져 편안함을 주는 서점이다.




카페 알토(CAFE AALTO)


헬싱키 아카데미아 서점 2층에 유명한 카페 알토(CAFE AALTO)가 있다.




카페 알토(CAFE AALTO)


헬싱키에 있는 아카데미아 서점과 카페 알토는 영화 ‘카모메 식당’에 나왔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헬싱키에 있는 일식 음식점 카모메 식당을 무대로 식당 주인 사치에와

우연히 식당에서 일하게 된 미도리, 마사코를 주인공으로 한 따뜻한 이야기다.

영화 첫 부분에 사치에와 미도리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책방은  아카데미아 서점이고

'카차만의 노래'를 부른 곳은 바로 2층 카페 알토다.

카페 알토도 알바르 알토가 디자인했으며 내부가 널찍하게 트여있고 실내 장식이 아름답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서점과 카페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편안하게 차도 마시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여행자에게도 쉼터역할을 해서 들러보는 편이다.





옥스퍼드 서점에는 다양한 책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도 있고, 엘리프 샤팍이 쓴 '사랑의 40가지 법칙'이란 책도 있다.





문학 코너엔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었다.

기념으로 한 권 사고 싶었지만, 작은 문고 책이 없어 참았다.





2층으로 올라가니 아늑한 카페가 나왔다.

북카페 분위기라 조용했다.





2층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책을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무슨 책이길래 그렇게 골똘히 읽고 있는 걸까.




↑ 1층과 2층 모습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







카페 Cha Bar 분위기를 보니 여기는 인도가 아니라 유럽 어느 카페에 온 듯했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카페를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에 오면 북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어 세련된 인테리어를 눈여겨보곤 한다.





미래에 나도 북카페를 하나 열지도 모르겠다.ㅎㅎ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가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아메리카노와 다르질링 차 두 번째 내린 차를 주문했다. (각각 60루피)

차 한 잔에 1,500원 정도면 인도 짜이값을 생각할 때 좀 비싼 감이 있지만,

이런 세련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신다면 찻값이 좀 비싸더라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나는 된장녀, 여자의 허영기인지도 모르겠다.ㅎ




차는 두 번 내린 거라 그런지 부드럽고 향도 은은하고 목 넘김도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다르질링 차 하는구나 싶었다.

이번 여행에 다르질링에서 네팔로 넘어가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네팔 지진 때문에 다르질링과 네팔은 포기했었다.

다르질링은 한여름에도 기온이 낮고 1년 내내 습도가 높은 곳이다.

다르질링에서 생산되는 차는 홍차의 샴페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로 손꼽힌단다.

서점 안에서 다르질링 차도 팔았는데, 여행 초반이라 배낭에 넣고 다니기가 불편해서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여행 마지막 도시인 첸나이에서 기념품이랑 함께 인도차도 사야 할 것 같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차와 커피를 마시며, 콜카타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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