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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가리아 영화 <플로브디프에서의 어린 시절(1998)>

러브송. 2016. 2. 14. 19:02






After The End Of The World, Sled Kraja Na Sveta, 1998



여행을 준비할 때 여행지의 분위기를 알고 싶어서 여행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불가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불가리아의 플로브디프가 론니플래닛 선정

2015 최고 여행지 6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가리아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플로브디프에서의 어린 시절(1998)>이란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플로브디프라는 도시가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도시라서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게 나에겐 큰 위안이 되었다.


불가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플로브디프에는 로마의 고대 유적지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최근 40년간 유적발굴로 복원된 많은 유물과 유적지로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긴 시간 동안 로마-비잔틴제국-오스만 튀르크의 시기를 겪으면서 남긴 많은 역사적 흔적들을 구경할 수 있다.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로마극장에서는 아직도 실제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플로브디프의 고풍스런 모습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었다.


이반 니체프 감독(1940년 출생)은 불가리아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공산주의 전·후의 불가리아 역사를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영화
<플로브디프에서의 어린 시절(After the End of the World)>은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1999)에 초청되었지만 상영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교수 알베르토는 강의를 하기 위해 불가리아 플로브디프로로 오게 된다.
그는 50년 만에 첫사랑의 여인 아락시 바르타니안을 만나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발칸반도의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플로브디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은 인종과 관계없이 서로 함께 모여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시기였다.

우연히 50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아가던 1940년대의 플로브디프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그 시절 서로 다른 인종끼리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던 마을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친다.

스탈린의 강압정책으로 불가리아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은 국외로 추방하거나 강제수용소로 보내지게 된다.

알베르토를 비롯한 모든 유대인은 이스라엘로 추방되고, 집시들과 터키인도 강제로 추방되었다.

아락시는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하게 되는데, 프랑스로 가는 기차에서 프랑스로 이주하지 못하게 되고,

아버지는 강제수용소로 보내져 후일에 죽게 된다.

아락시와 그녀의 어머니는 시골 마을로 강제로 이주되어 힘겹게 살아나간다.
유대인 사진작가 코스타스는 플로브디프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록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모두를 떠나보내고 혼자 그곳에 남는다.
그가 남긴 사진 기록을 통해 베르토와 아락시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들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마치 그시절의 연인들처럼...


 



누구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였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어린 시절에 그들의 마음과는 달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헤어져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났지만,

추억으로 가는 시간 속에서 잔잔한 감흥이 일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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