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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부안]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

러브송. 2009. 12. 9. 09:32
 
내소사에 오는 모든 이의 꿈이 소생하기를 바랍니다.
 
내소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요? 내소사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에 들어서면서 천왕문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랍니다. 속세의 때를 씻고 정갈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하늘을 가릴 듯 치솟은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면 침엽수 특유의 맑은 향 내음이 코를 자극하여 나도 모르게 입을 크게 벌리고 심호흡을 하게 됩니다. 일상의 쌓인 스트레스가 달아나고 답답한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낍니다.
내소사의 전나무 수령은 평균 110년이나 된답니다. 600m에 이르는 이 길을 사색에 잠겨 걷다 보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게 하는 매력 있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 사천왕문 ]
사천왕상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아름드리 당산나무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수령이 약 1,000년이나 된 느티나무(보호수)입니다. 이 나무는 '할아버지 당산나무'인데, 원래 '할머니 당산나무'와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절 안에 민간신앙이 뒤섞여 있다는 점이 흥미롭지만, 그 역시 다신교인 불교가 지니는 포용성인지도 모릅니다.
일주문 입구에 있는 '할머니 당산나무'입니다.
보종각 - 보물 제 277호인 고려동종을 달아 놓은 종각을 말합니다.
범종각 - 대범종, 대법고, 목어, 운판 등을 보관
[ 봉래루 ]
주법당인 대웅보전을 들어서기 전에 봉래루가 있습니다. 아마도 봉래루는 스님들의 강당으로 쓰였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찰에는 왜 이렇게 주법당 앞을 누각으로 가려놓았을까요?
누각 앞에 쪼그리고 앉아 대웅전 쪽을 올려다보면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누구나 원하면 언제든지 대웅전의 부처님을 뵈올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100여년전 신분의 법도가 지엄하던 시절에는 아무나 이 누대를 지날 수는 없었지요. 불공을 드리러 온 양반님네들이야 주지 스님이나 절집 승려들의 안내를 받으며 법당 안에 들어설 수 있었겠지만, 그들이 부처님께 바치는 시주물을 들고 온 하인들은 이 누대를 지나지 못하고 여기서 대기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신분이 낮다고 해서 바램이 없을 리 없지요. 이들도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던 것을 부처님께 빌어야 했을 터. 그 자리에서 엎드리면 바로 부처를 뵈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주 작은 것 같지만, 큰 배려가 바로 이 봉래루였던 것입니다.
반면에 양반님네들은 부처님을 뵈러 가는데 경외심을 가져야 했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부처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대 밑을 지나면서 갓이 걸릴까봐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면서 누하진입(樓下進入)하는 것입니다.
[ 대웅보전 ]
봉래루를 지나 대웅전 앞뜰에 들어서면 소박한 대웅전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대웅보전은 높게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인 단층 팔작집 건축물입니다.
보물 제292호로 지정된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대웅보전은 못 하나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서로 교합한 것이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순전히 나무토막만 끼워 맞춰 세운 건물입니다. 절을 중건할 때 목수는 3년 동안 나무를 목침만하게 잘라서 다듬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장난기가 발동한 사미승이 하나를 슬쩍 감추어버렸습니다. 잘라놓은 나무토막의 수가 모자란 것을 알게 된 목수는 부정 탄 나무토막이라 하여 그것을 빼고 대웅보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웅보전 안쪽 출목이 하나 비어 있는 채로 남아 있습니다.
내소사 대웅전이 가장 마음을 끄는 이유는 바로 빛바랜 단청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단청이 없었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청이 오래되고 해풍에 씻겨 지워지고 바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대웅전 기둥과 창살들에서 오히려 내소사의 연륜과 소박함을 느끼게 하며, 빛바랜 법당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아늑함과 편안함이 있습니다.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현존하는 사찰의 꽃살문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꽃살문은 화려하면서 소박한 느낌을 주며, 해바라기꽃, 연꽃 국화꽃 등의 꽃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원래는 채색되어 있었지만 수백 년의 세월 속에 채색은 다 지워지고 나뭇결 무늬만 남아있어 연륜을 느끼게 하며, 그 새긴 모양이 문마다 다르고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 대웅보전 삼존불 ]
석가 불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삼존불을 모신 불단 후불벽면에 전체 가득히 백의관음보살좌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 남아 있는 백의관음보살좌상으로 가장 큰 것이어서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내소사 대웅보전 앞에 위치한 3층석탑
조사당
내소사 사적비와 해안당 행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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