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스산해지고 쓸쓸해집니다.
나를 떠난 사람들
내가 떠나보낸 사람들
모두가 그리워지는 12월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지금,
마음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지울 것은 지워야 합니다.
한 해의 끝으로 가는 걸음은
언제나 쓸쓸하고 후회가 밀려들지만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기억들은 간직하고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은 말끔히 버립니다.
나의 손을 잡고 긴 인생길을 걸으며
함께 동행의 기쁨을 나누었던 그대들,
따뜻한 동행에 감사드리며...
러/브/송
다사다난했던 2009년도 이제 달랑 달력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12월 1일 첫날에 하루를 갈무리하는 일몰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한 해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풍류를 즐기던 옛시인 묵객들은 "해 뜨는 모습은 강원도 양양 낙산사가 장관이고
해지는 모습은 서해의 변산이 으뜸"이라고 극찬했습니다.
변산의 낙조는 강화 석모도, 태안 안면도의 낙조와 더불어 '서해안 3대 낙조'로 꼽힙니다.
변산낙조는 변산팔경 중 으뜸인데, 위도의 큰 섬 덩어리와 고군산 열도 주변
온 바다를 진홍으로 물들이는 석양은 가히 장관입니다.
특히 변산반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늦은 시각에 일몰이 이루어집니다.
그 석양 아래 변산 바다에는 젊은 연인들이 환상적인 낙조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격포해변의 차가운 바람...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시원스런 바다와 파도소리...
파도에 부서지는 하얀 물결...
그리고 서해 제일의 낙조가 있는 변산,
그곳을 거닐다 해안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채석강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겨봅니다.
아름다운 채석강의 신비로움...
저물어 가는 석양빛에 고단한 육신을 뉘이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빨갛게 물들이고 싶습니다.
채석강은 약 7천만 년 전에 자연이 빚은 퇴적예술의 걸작품입니다.
어떤 이는 종잇장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시루떡 같다고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낡은 책이나 기왓장을 쌓아 놓은 듯하다고 하니, 채석강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달리 표현됩니다.
채석강은 격포항과 오른쪽의 닭이봉 일대 1.5km의 아름다운 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며
조선시대에는 전라우수영 산하 격포진이 있던 군사요충지였습니다.
변산 8경 중의 하나로 기이한 바위와 함께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채석강이 끝나는 북쪽에는 격포 해수욕장이 있고, 닭이봉 꼭대기에는 팔각정의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위도와 칠산 앞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채석강이란 이름은 당나라 시성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졌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흔히 강으로 오해되기 쉬운데 강이 아니고 바닷가의 절벽을 일컫는 말입니다.
채석강의 기암 단애는 층리(켜)가 차곡차곡 쌓여 이뤄진 퇴적암 절벽인데
머리엔 저마다 푸른 송림을 이고 있습니다.
채석강의 지층을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면 층리가 잘 발달해 있고
크기가 다른 여러 종류의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알갱이로 된 암석이 있고, 모래로 이루어진 것도 보이며,
어떤 것은 커다란 자갈로 된 암석도 있는데, 대부분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채석강의 지층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약 일억 년 전쯤에 이곳에는 지금처럼 바닷가가 아니라 크고 작은 호수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바닷가 절벽이 되어버린 이 지층은 당시에 바로 그 호수 밑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물이나 바람에 흘러들어온 흙, 모래, 자갈 등이 호수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여
오랜 세월에 걸쳐 호수 밑바닥에 넓고 평평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굳어집니다.
바닥에 쌓이는 알갱이의 양이 많을수록 지층은 두껍게 만들어지고,
또 알갱이의 크기나 성질이 다른 것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층이 만들어지는데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 그 지층이 물 위로 솟아올라 육지가 된답니다.
육지 위로 솟아오른 지층은 이번엔 바닷물의 공격을 받아 깎이기 시작합니다.
바닷물은 마치 조각가처럼 바위를 깎아 내기 시작하고, 이렇게 해서 채석강의 지층이
밖으로 드러나게 되고, 파도가 조각한 멋진 절벽도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채석강을 가까이서 자세히 구경하려면 물때를 잘 알고 가야 합니다.
밀물 때가 되면 절벽 바로 아래까지 물이 들어와 가까운 곳에서 절벽의 뛰어난 경치를
구경할 수가 없답니다. 썰물 때가 되어 물이 빠지고 나면 해안을 따라가며
절벽과 파도가 만들어 낸 해식동굴까지 마음껏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격포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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