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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고창] 고창 청보리밭에서 초록빛 추억 만들기

러브송. 2007. 5. 3. 23:08
[ 고창 청보리밭 ]
청보리밭 / 김연옥 겨우내 움츠렸던 고개를 내밀고 연둣빛 노래를 부른다. 종달새도 봄을 물고와 등심지를 돋구고 보리밭 이랑에 알을 품으며 꿈결같은 사랑을 펼치는 까투리 아직도 소매 끝으로 스며드는 찬바람에 물결처럼 일렁이는 저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보리밭 반 고흐의 "보리밭" 그림보다 더 목가적인 풍경화다. 그러나 꼬깃꼬깃 접힌 세월의 한 자락을 펼치면 긁어내어도 핏물만 흥건한 따개비 같은 보릿고개 흑인영가처럼 뼛속까지 전율하던 보리피리의 슬픔이 고여 있던 가난 이제사 길고 긴 여정의 끝에 찾아 온 조각보처럼 펼쳐놓은 초록빛 추억 그대여, 꿈이 익어 가는 청보리밭을 밟아 보자. 그러면 가슴 찌르던 사금파리 조각들을 훠이 훠이 던지며 활짝 웃는 할머니의 냉이 바구니 속에 먼저 찾아 온 봄 아지랑이에 눈시려 보자.
싱그런 초록 물결... 봄바람에 흩날리는 청보리밭 사잇길... 사뿐사뿐 걸어가는 사랑... 우리는 다정한 연인, 친구, 가족들...
초록빛 대지, 푸른빛 하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끝도 없이 파란 세상의 연속입니다. 보리밭의 추억... 가난했던 시절의 보릿고개... 나이 지긋한 중년들은 가슴 시린 기억들을 떠올리겠죠. 그러나 지금의 보리는 건강식품의 상징으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어요. 꽁보리밥에 붉은 고추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꿀맛~~ㅎ~^^
최근 들어 고창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생겼답니다.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의 학원농장이 새로운 볼거리로 고창을 찾는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학원농장은 일명 학이 뛰노는 뜰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청보리밭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학이 뛰고 노닐만합니다.
학원농장은 전국무총리 진의종씨와 부인인 이학 여사가 1960년대 초반 고창군의 광활한 미개발 야산 10여만평을 개간하여 설립하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뽕나무를 식재하여 누에치기를, 70년대에는 목초를 재배하여 한우 비육사업을, 80년대에는 보리 수박 땅콩 등을 재배하며 땅을 일구었습니다. 1992년 초에 설립자 장남인 진영호 씨가 귀농하여 정착하면서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장미, 카네이션 등 화훼농업을 병행하면서 관광농업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점증하는 관광객들의 경관관광 욕구에 부응하고자 보리 농사는 계속하면서 콩은 메밀로 작물전환을 했습니다. 보리와 메밀이 번갈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농작풍경을 인정받아 2004년도 말에 전국 최초로 학원농장 주변이 경관농업 특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7. 4. 14(토) ~ 5. 13(일) (30일간) : 청보리밭 축제 넓은 구릉지에 펼쳐진 고창 청보리밭에 봄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다양해진 볼거리와 영양만점의 먹을거리, 풍성해진 체험마당으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고창 청보리밭~~!! 봄에는 보리가 파란색이 되어 온통 푸르름이 우리를 반기고 보리 이삭이 익기 시작하는 6월부터는 또 누런 황금색 들판이 되어 우리를 유혹합니다. 보리를 수확하고 메밀을 파종하면 9월 초에는 하얀 소금을 뿌린 듯한 흰색의 메밀꽃 물결이 바람에 출렁입니다. 또 가을에는 어린 보리 잎이 돋아나 파란 잔디밭이 되고 겨울에는 눈 덮인 하얀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청보리밭 축제에 가시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먹을거리 장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보리개떡, 보리밥, 흑두부, 보리찐빵, 보리뻥튀기, 등등 저렴한 가격에 관광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보리차랑 보리 뻥튀기를 샀는데, 완전히 무공해 먹거리죠. 보리차는 맑은 빛깔에 그윽한 향기가 입안을 맴돌아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보리 뻥튀기는 구수하고 맛이 담백한 게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 더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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