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아, 가을이여!
푸른 하늘과 단풍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이 가을을 예찬할까요.
[ 강천산의 단풍구경 ]
계곡을 따라 펼쳐진 단풍빛이 맑은 물빛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강천산의 아기단풍은 초록, 노랑, 주황, 붉은빛깔이 고루 조화를 이루면서
나뭇가지마다 오색단풍이 내려앉아 현란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강천산의 단풍나무는 개종 되지 않은 순수한 토종단풍나무로 잎이 작고
색깔이 고우며, 서리가 내려도 지지 않는 일명 아기단풍나무입니다.
우리나라 단풍은 가을 날씨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곱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운 단풍이 드는 데는 서서히 떨어지는 기온과 맑은 햇살이 품고 있는
자외선이 큰 역할을 합니다.
단풍으로 치자면 북으로는 금강산이 있고 남으로는 설악산이 있습니다.
설악의 단풍에 비견될 만한 곳으로는 내장산 단풍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명하고 건조하며 서늘한 날씨와 큰 일교차, 그러면서도 영하로까지는 떨어지지 않는
늦가을의 날씨 때문에 내장산의 단풍은 산악지역의 단풍보다 더 곱답니다.
내장산은 현란한 단풍산으로 잘 알려져 11월 초만 되면 행랑객들이 넘쳐나
들끓는 인파로 몸살을 앓게 됩니다. 가을에 내장산을 찾았다가 자칫 인파에 휩쓸려
단풍도 제대로 구경 못하고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이럴 때면 갈재와 추령을 넘어 순창 쪽의 강천사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강천산은 내장산에 비해 그리 많이 붐비지는 않는 곳이랍니다.
내장산과 연이어 펼쳐진 순창에 위치한 강천산은 내장산에 비할 만큼 숨은 비경을 가지고
있으며, 타지인들에게는 생소한 곳이지만 남도사람들에겐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강천산은 곳곳에 기봉이 솟아 있고 기암절벽이 늘어서 있으며, 크고 작은 수많은
바위 사이로는 폭포를 이루고, 깊은 계곡과 계곡을 덮는 울창한 숲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고이 간직하고 있어 명산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내장산과는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호젓한 세상이 또 있을까요.
강천산은 잘 다듬어진 산책로와 등산로, 물아래 자갈들이 선명히 들여다보이는
명경수 같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무려 8km나 이어져 있으며, 그리 힘들이지 않고
산책하듯이 자연의 향취에 젖어 가을을 즐기고 단풍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어떤 이는 강천산을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산세가 그리 험하지도 않아 편안하게 즐기면서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울긋불긋 단풍잎 사이로 이어지는 왕복 5km는 황토모랫길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맨발로도 산책을 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곳곳에 산책로가 잘 단장되어 있습니다.
[ 병풍폭포 ]
병풍바위를 비단처럼 휘감고 있는 폭포로 높이 40m, 물폭 15m, 낙수량이 분당 5톤이며
작은 폭포는 높이 30m, 물폭 5m로 전설에 의하면 병풍 바위 밑을 지나온 사람은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 강천사 ]
최초의 군립공원인 강천산 기슭에 자리한 강천사는 신라 51대 진성여왕때인 887년,
풍수지리로 이름을 떨친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입니다.
사천왕문도 없고 돌담조차 낮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담한 사찰입니다.
강천사 오층석탑
[ 삼인대 ]
[ 현수교 ]
산과 산을 잇는 주황색 철제 현수교입니다.
50m 높이에 길이 75m로 걸린 구름다리가 단풍사이로 아찔하게 보입니다.
흔들흔들 갈바람에 흔들리고 사람에 흔들리는 구름다리를 걸으며
아찔한 스릴을 느껴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