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은 비로봉(1,563m),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 등
다섯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으며,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 소금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대산이라는 명칭은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중국의 오대산과 산의 형세가
흡사하여 오대산이라 불렀다고 하며, 소금강은 노인봉을 시작으로
동쪽으로 펼쳐진 기암들의 모습이 금강산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진고개→노인봉→진고개로 내려오는 산행코스 (7.8km/3시간 30분)
새벽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운무에 싸인 산은 아직 깨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진고개는 비만 오면 땅이 질어지는 이 고개의 특성 때문에
이름지어진 지명이며, 또 고개가 길어서 긴 고개라 하다가
방언의 구개음화(ㄱ→ㅈ)로 진고개로 되었다고도 합니다.
진고개는 연곡면 솔내와 평창군 병내리 사이에 있는 높은 고개(1,072m)로
백두대간 줄기인 동대산과 노인봉 사이에 있습니다.
진고개 정상에서 바라보면 동쪽으로는 노인봉, 서쪽으로는 동대산이
우뚝 솟아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아침 7시경 진고개 정상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휴게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넓은 주차장은 황량하게 비어 있었습니다.
폭염경보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진고개 정상은 추워서 긴 옷을 입고도 오돌오돌 떨었다면
믿으실래요?ㅎㅎ..
휴게소에서 간단히 속을 채우고 산을 오르려고 했는데,
휴게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빈속의 몸은 떨려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꽝꽝 언 물만 가지고 왔는데...아직 녹지도 않았어요.
하는 수 없이 자판기 커피로 겨우 움츠린 몸을 데우고
산행을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멀리 빨간색 지붕의 진고개 휴게소가 보입니다.
휴게소에서 오대산 노인봉 오르는 길은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입니다.
급경사가 이어지는 오르막길도 있지만 짧은 구간이므로 쉽게 빨리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산행코스이기도 합니다.
오직 한 사람, 나만을 위해 마련된 오솔길...
푸른 공기를 마시며 초록의 나무들과 속삭이며
호젓하게 한 번 걸어보고 싶지 않으세요?
산이 깊어 멧돼지가 출현한 흔적도 보입니다.
멧돼지가 나타나면 등을 절대로 보이지 말고 눈을 부릅뜨고
멧돼지와 눈싸움에서 절대로 지면 안된다네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에고 힘들어.
예전엔 미끄러지면서 올랐던 가파른 오르막길이었는데
모두 계단으로 단장을 해놓았네요.
운치는 없지만 산행하기는 훨씬 수월합니다.
돌다리를 하나하나 밟으며 걷는 즐거움...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잠시 추억에 잠겨봅니다.
드디어 노인봉에 오르는 갈림길에 왔어요.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노인봉 대피소도 있답니다.
해발 1,338m 노인봉 정상~~
깎아 놓은 듯한 돌들의 조화가 눈길을 끕니다.
산 정상답게 바람은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요.
몸무게가 1kg만 더 가벼웠더라면 아마도 날아가 버렸을 거예요.ㅎㅎ..
노인봉 정상은 거의 완만하고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계절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노인봉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노인봉 남쪽으로는 황병산이 있고 북동쪽으로 긴 계곡이 청학천을 이룹니다.
노인봉 대피소가 무인으로 바뀌었어요.
예전엔 대피소 지기가 있었고, 맑은 샘터도 있었던 것 같은데...
노인봉 대피소를 거쳐서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코스도 추천할 만합니다.
[진고개→노인봉→소금강 (13.5km/5시간 30분)]
산행을 할 때 늘 느끼는 거지만 차를 가지고 갔을 때는
올라간 길 그대로 내려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별문제가 없겠지요.
대피소에서 잠을 자본적은 없지만 한 번쯤 자 보고 싶어요.
아래 위층으로 남녀가 분리되어 있네요.
연인끼리 가면 아래위로 찢어져서 자나 하나요? ㅎㅎ...
산행을 마치고 평창 한우마을에서 등심을 먹었습니다.
한우 1+ 등급, 등심 100g에 7,000원...
값도 저렴하고 숯불로 구워 먹는 고기 맛...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답니다.ㅎㅎ..
평창에 가시면 지역경제도 살릴 겸 꼭 한우를 드시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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