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Holiday]
유난히 지루하고 후텁지근했던 올 여름
휴가는 잘들 다녀오셨어요?
저는 남편이랑 둘이서 지리산 노고단,
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를 거쳐
거제도, 통영 한산도, 남해쪽으로 한바퀴 휙 돌아왔습니다.
우리 애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스케줄이 빡빡해서
함께 휴가를 떠날 수가 없었어요.
덕분에 둘만의 오붓한 휴가를 즐기고 왔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애들이 없는 게 더 홀가분하고 좋았어요.
(울딸이 이 글 보면 눈을 흘길기도 몰라요. 울엄마는 엄마도 아녀.잉~)
요트를 타고 한산도 유람에 나섰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뱃머리에 자리를 잡았어요.
자리잡기가 치열하답니다.
이곳으로 여행을 갈 기회가 있으면 꼭 뱃머리에 앉으세요.
발 아래로 출렁이는 파도를 따라 몸이 흔들 흔들
꼭 바이킹을 타는 기분입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 더위쯤이야~~
얍~ 얍~ 저리 가라~~!!
충무공 이순신의 충절을 기리는 호국의 성지 한산도입니다.
제승당 입구 앞바다에 우뚝 서 있는 거북등대입니다.
거북등대 아래에는 암초가 있는데 보이나요.
이 암초는 만조 때는 해면이 높아져서 보이지 않았다가
간조 때는 해면이 낮아져 암초가 수면 위로 떠오른답니다.
이순신 장군이 만조 때 이곳으로 왜적을 유인하여
배가 좌초되도록 하는 전술을 폈다는군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곳에
이순신 장군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거북등대는
한산대첩지가 바로 이곳임을 알려 주고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산도입니다.
섬 전체가 적송으로 뒤덮혀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충무공이 이 싯구를 읊은 수루가 바로 이곳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기와 지붕입니다.
수루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오른쪽으로 활터가 보이는데
이순신 장군이 수루에서 이곳 활터로
활쏘기 연습을 했답니다.
당시는 해전이었기 때문에 거리 조절이 힘들어
물길 건너편에 있는 활터를 이용해 현장감각을 키웠고
무과 과거를 이곳에서 치르기도 했답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활쏘기 연습을 하는
이순신 장군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한산도대첩 기념비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습니다.
난데없는 포성이 울려퍼지는군요.
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413년의 침묵을 깨고 드디어 한산도가 일어납니다.
조선수군연합함대의 독전기가 휘날리던 그 역사적 현장에서
조선함대에 포성은 쉼없이 울리고
왜군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유인하는 대로
왜적의 배들이 한산도로 유인되어 몰려드는군요.
드디어 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413주년을 기념하는 한산대첩 축제가
8월 10일부터 5일간 경남 통영시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14일 이순신 장군 동상 제막과 함께 강구안에서
어선 수십척이 동원된 가운데
한산도대첩 전투장면이 재현되었습니다.
한산도대첩은 임진왜란 때 한산도 앞바다에서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왜구를 크게 무찌른 전투입니다.
진주성대첩·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입니다.
전투는 실제 대포를 쏘는 게 아니라
불꽃놀이 할 때 사용하는 폭죽을 이용해서
배에서 다른 배를 향해 터트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포를 쏜 것처럼 연기가 자욱하지요.
금수강산을 강탈한 왜군의 숨통을 끊어
마침내 수군의 승전고가 울리고
조선수군의 환호성이 지축을 뒤흔듭니다.
한산대첩의 승리를 기원하는 한산대첩축제가 막을 내립니다.
요트를 타고 한산도 관광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요트 위에서 한산대첩 전투장면을 보았답니다.
우리 요트만 미처 돌아가지 못해 전투를 볼 수 있었는데
아마 살아생전 두번 다시 보지 못할 명장면들입니다.
바다엔 또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염원은 영원합니다.
한산도 앞바다의 일몰입니다.
이순신 장군을 뜻을 기리며
아름다운 일몰을 즐감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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