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매장된 나의 모든 산문은 묘비를 한꺼번에 걷어차고 말리라!"
헨리 제임스(Henry James : 1842 ~ 1916) 단편집은
한국 헨리 제임스 학회에서 일반 독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헨리 제임스 단편집을 번역한 책이다.
「실수의 비극」, 「어느 헌 옷가지에 얽힌 로맨스」,
「벨트라피오의 저자」, 「브룩스미스」, 「진짜」,
「사자들을 위한 제단」, 「융단 속의 무늬 」,
「정글의 야수」등 세계 단편 문학사에 길이 빛날
주옥같은 작품을 우리들에게 내놓았다.
헨리 제임스 서문에 부쳐...
헨리 제임스는 20여 편의 장편과 1백 20여 편에 이르는 단편,
그리고 서간문, 평론집, 기행문 등 실로 방대한 양의 글을
남겼으나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그의 명성은 그리 높지 못했다.
작품의 결말이 애매모호하고, 문체 또한 길고 복잡해서 마치
실타래가 둘둘 말려 있는 느낌이 들어 독서에 방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전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그는 "훗날 매장된
나의 모든 산문은 묘비를 한꺼번에 걷어차고 말리라!"라고 장담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2차 대전 후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문학의
복잡성과 깊이를 차츰 이해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영미 독자들까지도 접근을 꺼리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
헨리 제임스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실제 인생에 대한
경험은 제한되고 특수화하여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사랑, 결혼,
질투, 사회개혁 등 인생의 보편적인 소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는 뛰어난 통찰력과 세련된 감각으로 현대생활의 혼돈상태를
예술로 형상화시킨 현대 심리소설의 창시자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제임스가 평생 동안 다룬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소위 "국제주의"로 신대륙 미국의 순진성과 구대륙 유럽의
지식 및 전통과의 문화적 갈등에 관한 것과, 둘째, 예술에 관한
것으로 삶과 예술의 갈등이 그것이다.
The Real Thing(진짜) / 번역:여경우 교수님
The Real Thing(1893)은 Henry James의 걸작 단편이다.
한 화가에게 진짜 신사숙녀인 아마추어 모델, 모나크 부부가 찾아온다.
화가는 상류사회를 다루는 삽화의 모델로 제격(진짜)이라고 생각하고
모나크 부부를 모델로 쓰지만, 생각한 것처럼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갈등이 생긴다. 진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의 상상력을
지나치게 제한받고, 창조하는 게 아니라 복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직업모델은 진짜가 아니어도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 오히려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주의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창조적인 상상력을 통해 이루어지며,
"참된 예술은 허구를 통해서 오히려 참된 리얼리티를 재현할 수 있다."
라는 사실주의 작가 헨리 제임스의 소설론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요즘 팩션(Faction)이라는 새로운 장르 용어가 소설시장에 등장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는 이미 70만
부를 넘어섰고, <천사와 악마>, 메튜 펄(Matthew Pearl)의 <단테클럽>,
이안 콜드웰(Ian Caldwell),더스틴 토머슨(Dustin Thomason)의
<4의 규칙> 등 팩션 기법을 활용한 소설들이 연이어 출간됐다.
팩션은 방대한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세련된 상상력을 더한 소설로
소설(Fiction)과 사실(Fact)의 결합을 뜻하는 장르의 작품들이다.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만들어내는 허구가 아니며
사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작가의 상상력이 추가된 것이다.
팩션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껏 자기 상상을 하게 하며 "현실과 상상,
의식과 무의식, 과거와 현재, 진실과 허구" 사이의 모든 구분을 허물고
모든 정보를 통합하고 있듯이, "참된 예술은 허구를 통해서 오히려
참된 리얼리티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제임스의 소설론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글/러브송
『헨리 제임스 생애와 작품세계』는 여경우 교수님이 쓰신 책입니다.
여경우 교수님은 현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시고
Daum 블로그 [글눈書室]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블로그에서 닉네임은 글눈님이십니다.
교수님은 인자하신 얼굴에 무엇이든지 다 품어주실 것 같은 넉넉함이
우리 가슴에 따사롭게 전해지는 멋진 분이십니다.
*글눈님 블로그 바로가기 : 글눈書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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