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찌푸린 하늘, 간간이 비를 뿌린다.
대나무숲 치쿠린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지고, 고즈넉한 골목길을 걸어갔다.
다음 목적지는 영화 '게이샤의 추억' 촬영지로 유명한 후시미 이나리 신사다.
집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꽃화분들, 대문 앞에 서 있는 자전거, 푸근한 골목길 풍경이다.
마당이 없어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예쁜 정원을 만들어 놓은 일본 집들.
JR 나라센을 타고 이나리역에 도착하니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이나리역 바로 길 건너편에 주홍빛 도리이가 신사임을 말해주고 있다.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나누는 도리이 안으로 들어섰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농사와 장사가 잘되라고 기도하는 신사로
여행객은 물론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높아 항상 붐비는 곳이다.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신사는 비가 내리는 덕분인지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해서 더욱더 좋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강렬한 주홍빛을 내는 도리이가 또 우뚝 서 있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쌀과 사케의 신인 이나리를 모시는 곳으로 전국에 있는 4만여 개의 이나리 신사의 본궁이다.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한 주홍빛을 띠고 있는 신사 모습은 정말 신의 세계인 것처럼 느껴졌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신성한 여우가 지키는 곳이다.
신사 곳곳에 각기 다른 모습의 여우조각과 여우 동상이 놓여있다.
무슨 소원들이 이렇게나 많을까?
수천 개의 주홍빛 도리이가 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센본도리이.
센본은 1,000개를 뜻하지만 천 개가 훨씬 넘는 도리이가 신사 뒤쪽의 산꼭대기까지 쭉 이어져 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센본도리이를 구경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이 신사를 찾고 있다.
도리이 입구
쭉 늘어서 있는 수천 개의 도리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도리이는 두 갈래의 길로 나뉘는데, 나중에 합쳐지므로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다.
갈 때와 올 때 모두 같은 길로 가면 재수가 없다는 속설이 있으니 서로 다른 길로 오고 가는 게 좋겠다.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사업가들이 기증한 수천 개의 도리이가 줄지어 늘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도리이 기둥 뒤편에 글자가 적혀있는데 이 글자들은 도리이를 세운 사람과 회사, 단체의 이름이다.
수천 개의 주홍빛 도리이는 이나리 산을 잇는 숲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울창한 녹음과 어우러진 주홍빛 도리이 길을 걷노라면
마치 순례자가 된 기분이 들 것 같다.
비가 내려서 도리이 길 끝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여유를 두고 꼭 한번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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