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내 여 행/서 울

[서울] 서울 골목길을 걷자 -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마을 소금길

러브송. 2015. 5. 31. 16:53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목적은 다양하다.

힐링을 위해서 가는 사람,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는 사람, 자아탐구를 위해 가는 사람,

지인들과의 멋진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는 사람, 등등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그러면 나는 왜 여행을 가는 걸까?

뚜렷한 이유를 댈 수는 없지만, 제일 큰 이유는 시간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두 아이가 성년이 되고, 이젠 더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내가 얻은 것은 주체할 수 없이 주어져 버린 많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선물처럼 나에게 주어진 많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면 좋을까 궁리를 한끝에 생각해낸 게 여행이었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한 여행이 내사고를 많이 변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상을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함으로써 내 삶이 많이 너그러워졌다는 것이다. 

늘 나의 잣대로만 생각하던 것들이 타인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여유가 생겼을 뿐 아니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료했던 내 삶에 잔잔한 활기가 주어졌다는 게 무엇보다도 반가운 일이다.

 

 

 

 

해맑게도 웃는 이 아이는 누구일까?

군대도 갔다 온 아들 녀석도 이 엄마를 보면 린(미국살때 부르던 예명)하면서 이렇게 활짝 웃어준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걷고 싶은 벽화 골목길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걷고 싶은 소금길이 있는 소금마을에 들어서니 이렇게 귀여운 녀석이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해맑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고 남았다.

 

 

 

 

옛날 마포나루의 소금장수들이 모여 살았던 염리동에 걷고 싶은 골목길이 생겼다.

도시 재개발 지연으로 강력범죄 등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서울시가 범죄예방을 위한 디자인 사업지구로 선정해서

골목길을 재정비했는데 이곳이 바로 서울에서 걷고 싶은 골목길인 염리동 소금마을이다.

소금길은 염리동 주민들을 위한 운동코스이자 범죄로부터 주민들을 지켜주는 안전코스란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설계한 소금길 운동코스를 걸으면 건강도 해지고 활기찬 일상도 만들 수 있단다.

소금길은 A 코스(1.1km)와 B 코스(0.6km)로 나누어지는데, A.B 코스 전부를 천천히 걸어봐야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새록새록 옛 추억도 떠오르고 삶에 지쳤던 몸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골목길에는 주차공간이 없으므로 차는 집에 두고 지하철을 타면 좋겠다.

어차피 걸으려고 나선 길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좋지 않을까.

염리동 소금길은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이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소금길은 이렇게 노란 점선으로 되어 있다.

굳이 길을 모르더라도 바닥에 표시된 노란 점선만 따라가면 미로 같은 골목길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노란 점선길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자.

 

 

 

 

좁고 미로처럼 복잡한 소금길은 안전을 위해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고, SOS 버튼을 달아 언제든지 위급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비상벨과 24시간 CCTV가 가동되고 있어 밤에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길바닥에도 SOS, 노란색을 사용해서 밤에도 눈에 잘 띌 수 있게 했다.

 

 

 

 

날씬한 몸매를 원한다면 계단을 올라가 보자.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수명이 그만큼 길어진단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란 힘들겠지만, 계단을 오르면 건강해지고 수명도 길어진다니 열심히 올라보자.

 

 

 

 

회색빛 시멘트 담벼락에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처음 걷는 길이지만 마치 익숙한 길을 걷는 것처럼 정겹고 반갑다.

 

 

 

 

표정이 있는 골목길이다. 골목길 곳곳에는 이렇게 예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낡고 허름한 담장이 훌륭한 캔버스가 되었다. 담장을 따라 가지런히 놓인 화분이 그림과 조화를 이루어 보기 좋다.

 

 

 

 

소금길 곳곳에는 다양한 운동 기구와 운동 정보가 설명되어 있다.

소금길은 각 골목에 맞는 운동법을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해 주는 센스까지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넘치는 물건은 여기에 두고 필요하신 분들은 가져가세요. -주인 백-

센스가 넘치는 문구다.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인가 보다.

 

 

 

 

골목길 바닥에 사방치기와 미로 찾기가 그려져 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이렇게 바닥 놀이터도 만나게 된다.

어릴 때 골목길에서 팔짝팔짝 뛰어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곳이다.

중년이 된 지금에도 팔짝팔짝 뛰어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즐거운 착각이 들어 참 행복했다.

 

 

 

 

이건 또 무슨 놀이일까? 윷놀이일까? 그냥 내 마음대로 해봤다. ㅎㅎ..

 

 

 

 

담장에 가지런히 있는 아이콘들이 이 길을 걷는 이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어둡고 칙칙했던 낡은 담이 푸른색으로 입혀지고, 작은 액자 그림을 걸어놓아 골목길이 밝고 화사한 예술작품으로 변모했다.

 

 

 

 

쪽방촌이 있던 좁고 구불구불한 회색빛 골목길에 빨간 장미가 피어나고 웃음꽃이 피어났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도 좋은 마을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한서초등학교도 보인다.

 

 

 

 

한문서당도 있다. 상가가 아닌 주택에 학원이 있다니 정말 재밌는 마을이다.

 

 

 

 

시간이 멈춰진 듯한 골목길 슈퍼마켓.

생수를 사려고 들어갔더니 자물쇠로 채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줬다.

냉장고를 왜 자물쇠로 채워뒀을까?

 

 

 

[필리핀 포트바톤 슈퍼마켓 냉동고에 가득한 아이스크림]

 

갑자기 필리핀 팔라완 시골 마을 포트바톤에 여행 갔을 때 일이 생각난다.

슈퍼마켓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는데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냉동고에 큰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주인이 자물쇠를 열어주어야 아이스크림을 꺼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물건이 진열된 마켓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카운터 너머로 보이는 물건중 원하는 것을 달라고 하면 주인이 꺼내주었다.

아마도 못사는 동네라 좀도둑이 많은 탓일 것이다.

 

 

 

 

골목길을 걸을 때 만난 어르신들이 힘겹게 이 계단을 오르 내리고 계셨다.

소금마을엔 언덕길과 가파른 계단이 많아 연세 드신 분들은 살기가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노란 점선을 따라가다 보면 멋진 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도 나온다.

이곳이 바로 소금길의 힐링 포인트다. 이곳에서는 반드시 복식호흡을 해야 한단다.

멋진 뷰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 심신이 맑아짐을 느낄 수 있다.

 

 

 

 

전깃줄에 널어놓은 빨래를 보니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듯하다.

 

 

 

 

소금마을 소금길에는 외지에서 관광목적으로 오는 관광객도 많아졌고

특히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필수 답사코스로 떠오르고 있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소금길 초입에는 염리동 마을공동체의 커뮤니티 공간인 소금나루가 있다.

소금나루에는 마을안전센터, 다목적 공부방, 소금나루 카페 등이 있다.

마을안전센터는 소금길의 유지관리와 마을 곳곳에 설치한 IP 카메라를 지켜봄으로써 범죄를 예방한다고 한다.

다목적 공부방과 소금나루 카페는 주민모임, 어린이 놀이터 등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을회관, 마을학교, 지역 문화공간으로 소금나루를 활용한다고 한다.

 

 


 

 

걷다 보니 소박한 마을과 어울리지 않은 큰 교회도 보였다.

 

 

 

 

사색과 산책과 운동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소금길을 걸으며 골목길마다 숨어있는 다양한 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파르고 좁고 지저분한 소금길이 꽃처럼 화사한 골몰길로 거듭날 수 있어서 염리동 주민들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이들도 덩달아 즐겁다.

 

 

 

 

소금길을 걷는 모든 이들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기를...^^

 

 

 

 

나도 커플하고 싶어요. 누가 옆에 없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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