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비를 뿌리더니 하늘이 잠잠해졌다.
희색 빛 구름이 빨간 해님을 가려 공기가 한결 시원해졌다.
마닐라 날씨가 후텁지근 숨이 턱턱 막히는데 비라도 한바탕 내려주니 이 아니 고마운 일인가.
시원한 바람마저 솔솔 불어오니 걷는 발걸음이 더욱 상쾌했다.
필리핀 독립군과 저항군들의 처형장으로 사용되었던 리잘 공원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세 리잘(1861~1896)은 1896년 민족주의 비밀결사단체인
'카티푸난'이 일으킨 폭동에 연루되어 이곳에서 12월에 공개처형 되었다.
리잘 생일인 6월 19일과 리잘이 사망한 12월 30일에는 이곳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리잘은 죽음 앞에서 조국에 마지막 사랑의 시를 바친다.
"잘 있거라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동방의 진주여! 잃어버린 에덴이여!
나의 슬프고 눈물진 이 생명을 너를 위해 바치리니, 이제 내 생명이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리니
나의 생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너 위해 즐겁게 바치리라............
나 이제 돌아가리... 오직 하나님만이 왕이신 그곳으로... 죽는다는 것은 쉬는 것."
리잘의 시신을 모신 리잘 동상 탑 양옆으로 무장한 헌병 2명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4교대로 그 주위를 지키고 있다.
군인으로서 동상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것은 그 나라에서 가문의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다.
리잘 공원은 푸른 숲이 무성하고 중앙에는 분수가 있어 더욱 쾌적한 휴식 공간이다.
연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시민의 휴식처이고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낭만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매일 마닐라 시민들은 이곳에 나와서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기도 한다.
가족끼리 소풍도 즐기고, 노래도 하며 악기도 연주하고 즐겁게 보낸다.
마닐라 시민에게 있어서 리잘 공원은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휴식공간이다.
펄럭이는 필리핀 국기와 나란히 동상이 줄지어 서 있다.
필리핀 국기는 위급한 상황일 때는 빨간색이 위로 가게 거꾸로 단다고 한다.
오른편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들은 남자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과거의 암울함을 나타내고
가운데 어머니상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는 현재를 의미하며
왼쪽에 고개를 들고 있는 딸은 미래의 희망을 나타낸다고 한다.
리잘공원 내 화장실은 유료다. 유료화장실이라서 그런지 깨끗하다.
어려 보이는 여자아이가 화장실 문앞을 지키고 있다.
돈을 5페소 내면 두루마리 휴지를 조금 잘라서 손에 건네준다.ㅎㅎ..
중국식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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