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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0-1코스] 청보리가 넘실대는 가파도 올레

러브송. 2011. 5. 9. 16:03

 

 

 

청보리 물결 넘실대는 5월이면 가파도로 떠나보자.

바닷냄새, 바람냄새, 청보리의 푸른 냄새가 봄을 부르고 있다.

텅 빈 가슴에 초록 물결을 수놓고 싶다면, 통통배를 타고 사색의 섬 가파도로 떠나보자.

긴 머리 질끈 동여매고, 챙 넓은 모자를 아무렇게나 푹 눌러쓰고, 넘실대는 초록 물결과 친구 되어 놀아보자.

푸근한 자연의 품에 안겨 위로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우리라.

 

 

 

 

 

지금 가파도엔 온통 청보리가 넘실넘실 초록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청보리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수려한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하고 있다.

 

 

 

 

가파도는 매년 5월이면 넘실대는 청보리 물결로 '가파도 청보리 축제'를 2009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평평한 지대에 청보리밭이 60만㎡(18만평)에 달하고 있다.

 

 

 

 

 

송악산 남쪽 앞바다에 솟은 가파도는 모슬포항에서 가파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을 타면 된다. (소요시간은 15분, 왕복 10,000원)
가파도는 1박2일 프로그램 방송을 타고 세간에 알려져 배 시간을 미리 예약해야 할 정도로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작년 5월에도 가파도에 가 보고 싶었는데, 풍랑주의보로 배가 결항하여 결국 가보지 못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배는 뜨지 않고 모슬포에서 하루를 그냥 보내고 

비바람이 잠잠해질 때를 기다려 겨우 가파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파도는 역사적으로 네덜란드의 선박인 스펠웰호 선장 하멜이 1653년 표류하여 '화란선 제주도 난파기'와 '조선국기'를 저술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서양에 정확히 소개하게 된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마라도와 가파도 두 섬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나는, 마라도와 가파도가 드새고 외진 것을 빗대어 제주도 사람들은 이 두 섬사람과 거래한 돈은
'갚아도(가파도) 그만, 말아도(마라도) 그만'이라는 우스갯소리에서 섬 이름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하나는, 섬이 하도 험한 파도 속에 묻혀 있기에 '오지도 말고, 또 가지도 말라.'라는 데서 이름이 정해졌다고도 한다.

 

 

 

 

               가파도 올레코스 경로(총 5km, 1~2시간)

 

                  상동포구→상동본향단(0.2km)→장택코 정자(0.8km)→냇골챙이(1.7km)→가파초등학교(2.1km)→전화국(2.4km)

                   →개엄주리코지(3.6km)→큰옹짓물(4.1km)→제단(4.4km)→부근덕(4.8km)→가파포구(하동, 5km)

 

 

 

 

 

가파도 올레는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해변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청보리밭 길을 걷기도 하고, 돌담 마을 길을 걷기도 한다.

 

 

 

 

나즈막이 쌓아올려진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푸근하다.

 

 

 

 

노란 유채꽃과 연보라빛 갯무꽃이 바다를 향해 곱게 피어 있다.

 

 

 

 

심한 황사로 하늘은 회색빛이지만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파랗게 귓가를 간지럽게 하며 즐겁게 들려온다.

 

 

 

 

무슨 소원이 그리도 많은 걸까. 바닷가 돌탑에는 올레꾼들의 소원이 쌓여만 간다.

 

 

 

 

소를 닮은 듯한 바위가 올레꾼의 눈을 즐겁게 한다.

 

 

 

 

초록의 길은 푸른 바다를 향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청보리밭 가운데에 고인돌이 있다. 선사시대의 고인돌로 추정되는 유적이라고 한다.

서귀포시는 보리 수확이 끝나는 6월부터 문화재발굴기관에서 발굴 조사할 계획이라고 유적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청보리밭 한가운데는 누가 잠들어 있는 걸까.

잠들어 있는 이 외로워하지 말라고 연보라빛 갯무꽃이 곱게 피어 있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 듯 넓은 초원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 아름답다.

 

 

 

 

바람도 쉬어가고 시간도 멈춘 듯 평화롭고 고요한 이 길을 걸어서 푸른 바다로 나가보자.

 

2011.5.1.가파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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