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교통은 무법천지를 방불케 합니다.
자동차, 지프니, 트라이시클, 자전거가 뒤엉켜서 경주하듯 질주합니다.
거기다가 무단횡단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교통신호등도 제대로 없고 중앙선을 예사로 넘나들며 무질서하게 달리는 걸 보면
금방이라도 사고가 날 것만 같습니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은 바로 지프니입니다.
지프니는 2차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지프차를 개조하여 만든 것인데
필리핀 전역에 지프니 노선이 있으며, 정류장은 따로 없습니다.
지프니를 타고 싶으면 손만 들면 태워줍니다.
출퇴근용으로 가장 많이 타는 지프니는 최대인원 18명 정도 탄답니다.
마침 퇴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따닥따닥 붙어 앉았네요.
붙어 앉아 있는 만큼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지프니가 정차를 하거나 하면 어김없이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물건을 팝니다.
주로 목걸이, 팔찌, 액세서리들을 파는데, 이른 아침에도 길거리에 나와 있는 걸 보면
학교는 안 가는 모양입니다.
안 산다고 하는데도 자꾸 사달라고 강요하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아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는데,
가는 곳마다 성가시게 달려드니 그것도 참 짜증 나는 일이더군요.
No Money! 라고 말하면 대부분 돌아가든지 아니면 뒤돌아서서 욕을 합니다.
달리는 지프니나 트라이시클에 매달려 물건을 파는 아이들,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그러나 웃는 모습만은 아주 천진스럽고 예쁘지요.
코코넛으로 만든 핸드백입니다. 완전 핸드메이드죠.ㅎㅎ..
처음에는 4$를 달라고 하더니 안 산다고 하니까 가격이 3$, 2$로 차츰 내려가더군요.
흥정 끝에 2$에 사고 팔찌 두 개까지 덤으로 받았답니다.ㅎㅎ..
트라이시클은 필리핀에서 지프니 다음으로 많이 이용되는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트라이시클에 몇 명 탈 수 있을까요? 7명까지 탈 수 있습니다.
매달려가는 사람까지 있으니 이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이지요.
트라이시클을 탈 때는 어느 지역에 갈 것인지 미리 말하고 돈도 흥정합니다.
보통 한 사람 타는데 7페소 정도 하더군요.
값을 흥정하지 않는 관광객들에게는 30페소를 부르기도 하는데
모르면 바가지요금을 낼 수 밖에요.ㅎㅎ..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듯이 트라이시클도 줄지어 서서 손님을 기다립니다.
트라이시클은 정해진 노선은 없지만, 다닐 수 있는 구역은 정해져 있어요.
지프니가 갈 수 없는 골목을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안전성이 떨어져서 거의 목숨을 내놓고 타야 할 수준입니다.ㅎㅎ..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막탄섬의 명물 기타를 사가라고 하네요. 물론 장난감 기타입니다.
필리핀산 기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대부분 막탄섬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0년 이상 된 장인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질 좋은 기타는 만드는데 한 달 정도 걸린답니다.
똑같은 기타 가격도 제각각 이라서 역시 흥정을 잘해야 합니다.
온종일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을 타고 다녔더니 몹시 피곤하더군요.
잠시 번잡함을 벗어나서 마부가 이끄는 말도 타보고, 마차로 마을을 돌아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마부는 간단한 한국말과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았고, 주인을 모시는 충직한 하인처럼 매우 친절했어요.
말과 마차를 타는 값을 이미 냈지만, 저를 쳐다보면서 한국말로 '예쁘다!'를
연발하는 수줍은 어린 마부에게 팁을 안 줄 수가 없더군요.
필리핀에서 이래저래 팁으로 쓴 돈만 해도 상당한 액수였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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