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내 여 행/서 울

[서울] 문인의 향기가 배어있는 서울 성북동

러브송. 2008. 6. 7. 00:04
[ 성북동 ]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김/광/섭
'성북동'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요? 저는 국어교과서에 실린 김광섭님의 시 '성북동 비둘기'입니다. 서울에 살았어도 성북동은 처음 찾아가보았는데 김광섭님이 노래한 것처럼 성북동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뛰어난 풍광을 배경으로 한국의 비버리힐즈라고 불리울 만큼 대저택들이 가파른 언덕배기에 줄지어 있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도시 서민층의 집들이 옛모습 그대로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현대문명과 옛정취가 함께 어울려 공존하는 곳, 성북동..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비록 성북동 비둘기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곳곳에 잘 단장된 풍광들과 옛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며 오랜 친구들과 보낸 시간을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고택과 미술관 사적지, 서민층의 집들과 부촌이 서로 어울려 있는 서울 성북동으로 우리 함께 나들이 해볼까요.^^*
성북동 뒷길에는 근현대사의 흔적, 1930년대 문화의 향기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한용운, 이태준, 이재준의 고택을 찾아 이정표를 따라 가볼까요.
[이태준 고택]
현대 소설사의 큰 획을 그은 상허 이태준 선생님이 문학작업을 해오던 곳, 수연산방입니다. (1933년부터 1946년까지) 해방이후 이태준 선생님은 월북하였는데, 따라서 그의 작품들도 해금된지 얼마되지 않았답니다. 수연산방은 지금은 전통찻집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호젓이 전통 차를 마시며 차 향기에 마음을 헹구고 정갈한 한옥의 집과 정취에 젖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만해 한용운 고택]
'님의 침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만해 한용운 선생님이 살았던 곳 심우장(尋牛莊)으로 이정표를 따라 가볼까요.
심우장 올라가는 가파른 골목길에는 달동네가 이어집니다.
만해가 3·1운동으로 3년 옥고를 치르고 나와 거처가 없을 때 주위 도움으로 지은 집입니다.
심우장은 북향한 산비탈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용운이 남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청사를 보기 싫다 하여 등을 돌려 북향한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그는 1944년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이 집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심우장'의 '심우'란 소를 사람의 마음에 비유하여 '잃어버린 나를 찾자.'는 뜻을 가졌고, '심우장'은 불교의 무상대도(無常大道)를 깨우치기 위해 공부하는 집, 즉 '공부하는 인생'을 의미합니다.
[이재준 고택]
이곳은 마포에서 젓갈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상이라는 사람의 별장으로 소설가 이재준씨가 살았다고 해서 이재준家라고 부른답니다. 이집을 덕수교회가 관리하고 있어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비록 집 내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깔끔하게 잘 단장된 집주위와 우거진 초록의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당당한 기와지붕은 고풍스런 멋을 풍기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길상사]
길상사는 1980년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 자리에 세워져 있습니다. 대원각 주인이 법정 스님의 사상 '무소유(無所有)'에 감명을 받아 7000여 평 대지와 건물 40여 동, 약 1000억원을 시주하면서 1997년 길상사로 거듭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찰이 모두 현대 건물이라 고풍스럽지는 않았지만 잘 다듬어진 경내와 때마침 내리는 비와 함께 자아내는 고즈넉한 분위기, 사바세계의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가 내려 경내를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지만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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