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오리건 코스트

6.Manzanita/Nehalem/Wheeler/Rockaway Beach/Garibaldi

러브송. 2004. 11. 29. 00:16
[Oregon Coast]

 
바 다 파도가 갈기를 세운다. 아우성치던 바람이 혼절하여 누워 있다. 목선 하나 붉은 노을에 흔들거리며 포구를 밀치며 간다. 갯벌 위에다 늘 제 그림자만 던지는 바다 오늘은 내 가슴 안에 자꾸 들어와 노 젓자 한다. 하/두/자
바다의 詩 한쪽만 베어 물다 솔숲에 던진 바다 하나가 내 깊은 속에서 늘 파도치고 있다. 첩첩으로 가둔 나의 성 안에 밤마다 그 파도가 넘어와 문풍지를 적신다. 비취, 새끼손가락에 끼워 두고 몰래 떠올리던 바다 빛 꿈에서도 밀어 둔 젊은 날의 출항 그곳 지친 범선 하나 돌아와 섬이 되어 꿈틀거린다. 너는 알리라 우주의 넋이 죽음의 바다로 빠지고 폭풍의 밤을 건너 젖은 몸으로 살아남은 그날을! 박/신/지
너의 섬 나의 바다 새벽 안개 속으로 걸어간 섬을 찾아 바다에 갔다. 불혹의 세월 먹고도 늘 허기진 나를 찾아 해변에 널브러져 흥건히 밟히는 시가 되지 못한 언어들 물결이 왔다가 자르르 훑고는 가버린다 . 홀로 서기 하겠노라 집을 떠난 불가사리 길을 잃었나 겁먹은 듯 두리번거리고 겨우 사랑을 시작한 푸른 고등어 허물어진 모래성 바라보며 뿜어내는 날숨이 마지막 기도인 양 힘겹다. 밤새 치맛자락 끌며 걸어온 아침이 묵은 안개를 걷어내면 뱃고동 소리 힘차게 울려온다. 만선의 기쁨을 노래하는 축포(祝砲)런 듯 파르스름한 낮달 걸려 있는 하늘 거기 나의 바다와 너의 섬이 있었다. 침잠(沈潛)해 있던 섬이 일어나 부신 햇살에 빛 발하는 언어 주섬주섬 주워담는다. 첫 사랑에 달아오른 처녀 같은 시의 가슴으로 가련다, 너에게로... 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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