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몹시 춥고 길었습니다.
어느새 우리집 베란다에도 봄이 찾아왔어요.
겨우내 움츠렸던 꽃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파릇파릇 그 싱그러움이 그대로 전해져옵니다.
봄 향기 물씬 풍기는 베란다 창가에 쪼그리고 앉아
차 한 잔을 마십니다.
그런데...고무나무, 자바...
화분 두어개는 지난 겨울에 그만 얼어서 죽었네요.
아직도 새싹이 돋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죽었나봐요.
주인을 잘못 만난 탓...^^
미안해요~~^^
부칠 데는 없지만 써야겠다고
오늘도 꽃그늘에 나왔습니다마는
한낮이 기울도록 한 자도 못쓰는데
심술처럼
얼굴가린 바람이 와 꽃가지를 흔들자
내 볼을 간질이며 간간이 진 꽃잎이
내 말대신 편지지에 자리를 잡을 때
내 옷에 촉촉히 스민 목련향
내가 쓸 말 대신 향내만 촉촉한
이대로 접고 봉한 이 편지를 받으실
어디 먼 데 누구라도 계시면 좋겠습니다.
나 대신 꽃잎이 쓴 이 편지를...홍우계
'커 피 타 임 > 커 피 타 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를 잠시 쉽니다... (0) | 2006.08.14 |
---|---|
환상 (0) | 2006.06.03 |
통영 한산도 앞바다에서... (0) | 2005.08.25 |
잠시 안부 전합니다... (0) | 2005.08.10 |
우리 집 작은 정원 (0) | 2005.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