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할 줄 아세요?
물론 주부들은 당근이겠죠.
제 블로그에 남자분들도 많이 오시는데
혹 요리할 줄 아세요?
잘 하세요? 음~잘 한다고요.
사모님한테 이쁨받겠습니다.ㅎㅎ..
드뎌 오늘 울남편을 요리학원에 보냈습니다.
요리라고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전기밥솥에 밥도 할 줄 모릅니다.
요리를 좀 배워볼까 해서 학원에 갔다가
거금을 투자해서 제꺼랑 남편꺼 둘다 등록하고 왔지요.
"당신 요리 배우라고 요리학원 등록했어."
"뭐? 진짜? "
"그럼 진짜지, 비싼 밥 묵고 거짓말 할까.ㅋㅋ.."
"......................"
"비싼 돈 주고 등록한 거니까, 퇴근 후에 꼭 배우고 와."
"......................"
아침에 걱정스런 얼굴로 딸보고 대신 가라고 합니다.
"아빠, 바빠서 안돼요, 토익학원도 가야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딸래미 방으로 쏙 들어가버립니다.
할 수 없이 앞치마, 계량컵, 계량스푼이 든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남자...
ㅋㅋㅋ...
오늘 요리학원 가는 첫날...
저녁에 정말 중요한 회식이 있다고,
요리 끝나고 가면 늦어서 안된다고 저보고 와서 설거지라도 도와달랍니다.
어휴~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학원에 갔었지요.
딸같은 요리선생님 하이톤 목소리에 너무 친절합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상기된 남편 얼굴에 싱글벙글 꽃이 핍니다.
저를 보더니 찡긋 윙크하며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오늘 메뉴가 제육볶음과 해물 수제비...
제육볶음은 벌써 다 만들었고,
해물 수제비는 뽀글뽀글 맛있게 끓고 있었어요.
"잘 돼?"
"요리 너무 재밌어. 진작 배울걸."
옆에 서 계시던 선생님 한마디 거듭니다.
"아버님 처음이신데도 너무 잘 하세요."
"요즘은 아버님들이 요리를 많이 배우러 오세요."
아버님이라...ㅋㅋ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아버님은 아버님이지.
울남편이 처음 만든 작품입니다.
제법 잘 만들었어요.
제육볶음은 고추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 좀 느끼했지만
해물 수제비는 국물이 시원하고 칼칼한 게 제법 맛있어요.
토닥토닥 엉덩이를 두들겨줍니다.
"참 잘 했어요." ㅎㅎ..
요리하는 남자는 멋진 남자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배려와 정성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음식 끝에 정분 난다."고 남편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으면
없던 정도 새록새록 생길 것 같아요.
요리가 행복을 가져다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합니다.
남편들이여! 요리를 하자!
인생이 풍요로우려면, 가정에 행복 바이러스를 만들려면,
즐겁게 요리를 하라.
아내는 요리 잘하는 남편에게 열광하고
앞치마 두른 남편에게 섹시함을 느낀다.
'커 피 타 임 > 커 피 타 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리겠소 (0) | 2009.02.11 |
---|---|
바보처럼 살았군요 (0) | 2009.01.11 |
당신은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가요? (0) | 2009.01.01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 2008.12.29 |
와인의 역사 (0) | 2008.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