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Daum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우수 블로그 선정 소감을 적어달라는 문구에
Daum과 함께해온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Daum에 발을 들여놓은 지 햇수로 7년...
강산이 바뀌고도 남을 다사다난 했던 세월이었습니다.
四十而 不惑...
공자는 40세가 되어서야 세상 일에 미혹함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不惑은 미혹함이 없기는커녕 흔들리는 바람이었습니다.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 속에서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Daum 칼럼이란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잠자는 저의 감성을 충동질하기에 충분한 글과 배경음악과 이미지...
그 황홀경에 빠져 매일 매일 컴퓨터에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어떻게 하면 그런 글을 올릴 수 있는지 기술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대답이 없었어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같은 질문을 했는데,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태그 글에 대한 정보가 많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때가 제가 컴퓨터에 처음 입문해서였습니다.
가르쳐줘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를 시절이었습니다.
컴퓨터 자판도 겨우 두들기는 정도였으니까요.
이메일도 아들 녀석이 2001년 새천년이 열리면서 처음으로 만들어준 거였습니다.
새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이메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똑똑한(^^) 아들의 현명한 선물이었습니다.
컴퓨터에 빠져있는 엄마를 보면서 가끔 아들이 농담을 합니다.
그때 엄마를 컴퓨터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ㅎㅎㅎ
남편 전공이 전산이었지만 태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책을 펼쳐들고 하나하나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생소한 용어였지만 무조건 따라하다 보니까 조금씩 길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카페를 기웃거리며 정보를 수집하고 실행을 해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더 욕심을 부려 제 이름을 걸고 카페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식이 용감이란 말처럼 무모한 도전이었고 용기였습니다.
카페가 성황리에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였고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회원 수도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매일 매일 새로운 글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신선,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 나에게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칼럼도 개설을 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학에 그다지 큰 재능은 없지만 꽁꽁 동여맨 마음을 펼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공간이 있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칼럼을 가꾸어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카페는 불어나는 많은 회원으로 혼자 운영하기가 힘에 벅차 문을 닫고
나만의 작은 공간인 칼럼에만 전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제 블로그에 카페시절부터 저와 함께한 님들이 많을 겁니다.
오래된 소중한 저의 인연들이죠. 감사합니다.^^
칼럼이 블로그로 개편이 되면서 많은 칼럼니스트가 불만을 품고
Daum을 떠나기도 했지만, 저는 첫정이었던 Daum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에 살 때도 카페와 컬럼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먼 낯선 땅에서 마음을 나눌 사람 하나 없었지만
이곳에 오면 항상 반겨주는 님들이 있어 더욱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블로그를 찾는 보이지 않는 많은 님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어쩌면 예전부터 운명지어진 인연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문득 보고픈 마음...
이젠 닉만 보아도 반갑고 흐뭇한 마음...
어느새 우리는 하나가 되어가나봅니다.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외로운 마음에 고운 향기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 있다는 것...
살아가면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축복이며 행복입니다.
외롭고 쓸쓸할 때 잠시 들러 어두운 마음을 털어버리고
고운 향기로 위로를 받고 간다면 살아감이 그다지 씁쓸하지는 않겠지요.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것...
둘이 아니라 셋이라는 것...
셋이 아니라 우리라는 것...
'우리'라는 말이 더욱 정겨운 오늘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훈훈함으로 새삼 메마른 가슴을 데웁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흘러 오늘에 이르렀네요.
제 본명보다는 "러브송"이란 닉네임에 더 익숙한 오늘이 되었습니다.
남편도 럽송이란 애칭으로 저를 부르고 있으니 러브송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입니다.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제 글이 선정되어 선물도 여러 번 받게 되었고
Daum에서 지난번에 이어 2007년도에도 우수 블로그로 선정도 해주시고
Daum과는 정말 깊은 인연인 것 같습니다.
블로그 [러브송의 사랑노래와 미국여행기]는
하루의 일과처럼 늘 들러보는 사랑으로 가득한 편안한 공간입니다.
제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저의 마음을 풀어놓으며
재충전을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흘러가는 세월의 물줄기를 막을 수 없어 눈가엔 잔잔한 주름이 늘어나도
아마도 저의 중년을 또한 노년을 함께할 소중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신 님들께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리고
제가 블로그를 하는 그날까지 언제나 함께 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편안한 블로그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Daum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러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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