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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의 오후

러브송. 2007. 1. 24. 15:11
 
                     무명도(無名島)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이/생/진             
마흔살의 오후 그리움의 계절이다 노래는 가늘어지고 바람은 혼자 운다 연가 하나가 가슴 속 세월을 숲에 담는다 환유된 숲은 어린날부터 꿈이 되어 머문다 어깨등선에 찾아 온 촉감 돌아보니 보이지 않는다 내 발걸음과 그대 발걸음이 찾아 나선다 계절의 끝이 보도 위에 앉아 있고 저만치 미소 한 분이 손짓한다 바람과 낙엽이 손잡고 아침부터 사각거리는 것은 여느 봄 해후의 노래를 부르려는 것인가 마흔의 나이가 달려 간다 그와 내가 두꺼운 외투 속에서 비로소 한 체온으로 겨울을 느꼈을 때 머리맡 하얀 잔주름이 겨울 강가를 찾아왔다 시러운 가슴이 포근해질 때까지, 잠을 자리라 이/민/영
짙은 새벽 안개 속엔 아무도 없었다 세상을 뒤덮은 보얀 안개 속에서 영롱한 이슬은 풀잎에 맺히고 나는 네 영혼의 소리를 들으며 네 심장 깊은 곳으로 끝없이 달렸다 말이 없어도 나는 알아 그저 건네는 눈빛만으로 뽀얀 안개의 장막 속에서 우리에게 한없이 쏟아지던 미명의 축복이 있었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건만 떨리는 네 영혼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먼 여행을 떠난다 언제부턴가 가녀린 너의 숨결 너머 작은 네 두 볼에 안개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여린 꽃망울를 보았다 시들지 마라 시들지 말아라 나는 오늘도 네 향에 취해 미명의 새벽강에 서서 네 영혼 깊은 곳으로 나지막히 너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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