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피 타 임/향 기 글 방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

러브송. 2006. 9. 28. 12:10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사랑한다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몇번이고 입안에 고인 그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뜨겁게 삼키고 말았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나면 
       사랑하는 일 가벼워질까 두려워서였습니다.
       말하지 않은 후회 금방 불고 간 바람처럼 사라지고
       사랑하는 일 더 무거워졌습니다.
       한때는 가슴에 찍힌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사랑인 줄 알기도 했었습니다.
       사랑으로 생긴 무늬는 꼭꼭 숨겨두어도 
       드러나게 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었습니다.
       한때는 마음에 박힌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사랑인 줄 알기도 했었습니다.
       사랑으로 생긴 의미는 불러주지 않아도 
       쿵쿵 울려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었습니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비 오면 함께 젖으며 
       끝도 없이 깊어지는 것임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강가의 나무들이 흘러가는 강물을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듯
       사랑도 멀리서 말없이 그렇게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입니다.
       황/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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