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피 타 임/커 피 타 임

우리 부부의 나이테

러브송. 2017. 1. 17. 14:21


[보라매 공원에서...]


30년 전 모습이다.

30년 전이라 그 모습이 촌스럽긴 하지만 그보다 그 젊음이 지금은 부럽기만 하다.




[보광산 펜션에서...]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춰 갈 필요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재촉할 이, 저 자신 말고 누가 있었던가.


그렇게 아이 둘 낳고 천천히 살다 보니 어느 새 이런 모습이 되었다.

20년 전 모습에는 아직 풋풋한 젊음이 보인다. ㅋ




[워커힐 호텔 앞에서...]


10년 전 모습이다.

남편은 일에 바쁘고, 두 아이는 공부에 바쁘고, 나는 뒷바라지에 바쁘고,

제일 열심히 살았던 때인 것 같다.

누구나 하는 말, "10년만 젊었어도......"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10년 전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지금도 늦지 않다는 걸 나는 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꽝시 폭포에서...]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100세 시대에 중간쯤은 족히 살았다.

때론 함께, 때론 홀로,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지금은 중간 결산을 할 때, 새로운 시작을 할 때이다.

새해가 되면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렇다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 건 아니다.


요즘 늘 생각하는 게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이다.
90세가 된 할아버지가 제일 후회되는 게 90살까지 살 줄 알았다면
70세에 무언가를 배우지 않고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나이테는 해마다 만들어지는 연륜(年輪)이다.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으니까 어떤 모습으로든 공동의 나이테가 서른 개쯤은 새겨졌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부부의 나이테는 어떤 모양으로든 계속 그어질 것이다.
일생을 마감하는 그 날까지 새겨질 나이테, 아무렇게나 새겨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 나이테를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생을 마감할 즈음에 우리가 만들어낸 나이테가 얼마나 가지런한지를,

우리가 얼마나 멋지게 살아냈는지를, 나이테를 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 산다는 게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희로애락, 어느 하나 모나거나 이지러지지 않게 골고루 적당한 간격으로 예쁜 나이테가 새겨졌으면 좋겠다.

쪼끔은,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러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