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아일랜드.포루투갈.스페인.발트3국.러시아 여행 (2016.10.03~10.25)
●여행지아일랜드 > 포르투갈 > 스페인 > 발트3국 > 상트페테르부르크
●기간2016.10.03 ~ 2016.10.25 (22박 23일)
●컨셉부부가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
●경로인천▶핀란드 헬싱키▶아일랜드 더블린▶포르투갈 리스본▶스페인 세비야▶스페인 말라가▶스페인 그라나다▶스페인 마드리드▶리투아니아 빌뉴스▶라트비아 리가▶에스토니아 탈린▶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핀란드 헬싱키▶인천
[아일랜드 더블린]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작가들이 많은 나라 아일랜드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나단 스위프트, '율리시스'를 쓴 제임스 조이스, '살로메'를 쓴 오스카 와일드,
'이니스프리의 호도'의 윌리엄 예이츠, '인간과 초인'의 조지 버나드 쇼 등등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나라다.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원스(Once)'를 보면서 낭만적인 더블린 거리를 상상했었다.
상상으로만 꿈꾸던 더블린,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고 음악을 즐기는 낭만적인 도시임에 틀림이 없었다.
화려한 옷에 거만한 포즈, 냉소와 조롱을 담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탐미주의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Life is not complex. We are complex. Life is simple and the simple thing is the right thing."
정말 그렇다. 세상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법칙도 그리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복잡하게 느끼는 것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나는 이것으로 충분해.'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삶은 좀 더 단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Back to basic, back to simple" 이란 생각을 해본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오랜 지배에도 불구하고 민족정신을 잃지 않고 끝내 독립을 쟁취하여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아일랜드가 지금의 평화를 누리기까지는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몰골의 대기근 동상은 끔찍하고 비참했던 역사적인 재앙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유럽의 최빈국이었던 아일랜드가 불과 10년 만에 고도성장을 이루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은 정말 '리피강(LiffeyRiver)의 기적'이라 할 만하다.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갈 리스본(Lisboa), 리스본에 가기 전부터 나는 리스본이 좋았다.
한 장의 열차 티켓으로 시작된 마법 같은 여행이 시작되는 '리스본행 야간열차' 때문이리라.
노란색 트램, 쭉 뻗은 해안도로, 가스등이 켜진 낭만적인 도시 야경, 흐느적흐느적 파두가 흘러나오는 골목길,
상상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국적인 정취에 아련한 동경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리스본에는 포르투갈 전성기인 대항해 시대를 꽃 피운 항구도시답게
15~16세기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던 영광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낭만의 도시 리스본은 신구의 조화가 멋스러운 도시다.
창문마다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고 흐느적흐느적 파두가 흘러나오는 산동네 골목길을 노란색 트램을 타고 올라가 보는 것,
그리고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좁은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어보는 것,
이것만으로도 리스본 여행은 충분하다.
28번 트램을 타고 골목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이렇게 멋진 풍광이 우리를 맞이한다.
바다를 향해 옹기종기 붉은색 기와지붕이 펼쳐지고, 항구에는 대형 크루즈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정겨운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사라진 서울의 노면전차가 아직 남아 있다면? 얼마나 낭만스러울까 잠시 생각해본다.
노란색 트램에 앉아 알록달록 빼곡히 들어선 골목의 집들을 바라보면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왔다 밀려갔다 했다.
28번 노란색 트램을 타려고 무려 1시간이나 뜨거운 뙤약볕에 서서 기다렸던 일도 이젠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리스본의 명물 에그타르트.
제로니무스 수도원 수녀들의 비밀 레시피를 전수 받아 만들었다는 에그타르트 전문점에서 먹어본 에그타르트.
바삭한 페스트리 속에 달걀노른자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꽉 채워 만든 에그타르트,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럽고 달콤함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달콤한 에그타르트에 커피 한 잔이면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트램을 타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올라가면 만나지는 작은 광장들,
그 광장에서 낯선이들과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나는 어느새 리스본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스페인 세비야]
뜨겁고 열정적인 도시 스페인 세비야.
플라멩코의 본고장답게 플라멩코 공연장부터 플라멩코 박물관까지 도시 곳곳에서 플라멩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산타크루즈 지구의 골목 상점마다 파는 기념품들도 온통 플라멩코 드레스, 머리핀, 부채, 구두, 인형 등이다.
배우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추는 CF 광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스페인 광장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스페인 광장은 반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원형에는 스페인 58개 도시의 역사적 사건들을 채색 타일로 장식한 벤치가 인상적이다.
내가 가본 도시를 찾아 벤치에 앉아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세비야 대성당에서 바라본 세비야 전경.
오페라 '카르멘'과 '세비야의 이발사'의 배경이 되었던 세비야, 오페라 배경을 찾아가는 여행도 흥미롭다.
세비야 대학은 옛날에 대규모의 담배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오페라 카르멘에서 주인공 카르멘이 돈 호세를 만났던 곳이다.
10월의 세비야는 생각보다 꽤 더웠다.
아침저녁으론 선선하지만, 한낮의 내리쬐는 뙤약볕은 한여름처럼 정말 따가웠다.
이번 여행은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3계절을 한꺼번에 맛본 여행이었다.
발트 3국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10월은 가을이 아닌 겨울처럼 추웠다.
북쪽 지방이라 그런지 우리나라보다 계절을 한 달 앞서가는 것 같았다.
영하 2도에서 영상 4도. 그것도 종일 흐린 날씨 탓에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낮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목도리와 장갑을 샀고, 또 미리 준비해간 거위 털 파카가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여행 중 추워서 얼어 죽었을 것이다.ㅎㅎ..
[스페인 말라가]
이슬람 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지중해 바다가 유혹하는 스페인 말라가.
말라가는 도시 바로 옆에 해변들이 펼쳐져 있어서 시내와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인기 휴양지다.
부두에는 전 세계의 초호화 여객선과 대형 선박 등이 끊이지 않는다.
스페인의 자랑 파블로 피카소의 고향이 바로 말라가다.
피카소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이곳에 몰려온다.
피카소 덕분에 더 특별한 도시가 된 말라가는 곳곳에서 피카소가 우리를 반긴다.
140여 년 전 소년 피카소가 뛰어놀았다는 메르세드 광장에는 피카소 동상이 있다.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피카소는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고 했다.
죽기 전까지 수 만점의 작품을 남긴 그의 열정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피카소가 있는 말라가는 내가 가본 스페인 도시 중 가장 정감이 가는 도시였다.
노천카페가 즐비한 시가 곳곳에는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말라가의 밤을 즐기려는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어울려서 만들어내는 풍경은 따스했다.
말라가에서 유명하다는 추로스(Churros) 집에도 가보았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듯 오전 시간인데도 이미 골목길에 늘어선 테이블에 많은 사람이 시끌벅적 앉아있었다.
빈 테이블이 없어 한쪽 귀퉁이에 있는 테이블에 겨우 앉아 추로스를 맛볼 수 있었다.
방금 튀겨낸 추로스를 아무렇게나 툭툭 잘라서 스텐쟁반에 담겨 나온다.
겉은 바싹하고 안은 쫀득한 질감의 추로스를 달콤한 핫초코에 푹 찍어 먹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
서빙하는 아저씨, 우리를 보더니 얼른 카메라로 찍으라고 손짓을 한다.
우와! 한마디로 피카소 도시답게 추로스도 예술이었다. 그냥 아무렇게나 튀겨진 게 아니었다.
우리를 위해 추로스를 들고 포즈를 취해주신 아저씨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다시 먹고 싶은 추로스, 언제 또다시 말라가를 찾을 수 있을지 긴 아쉬움만 남기고 그라나다로 갔다.
[스페인 그라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이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이슬람 문화와 그 뒤를 이은 가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오래된 도시로 이슬람 최후의 왕조가 살았던 곳이다.
그라나다를 지배했던 아랍 왕조의 마지막 왕 보압딜은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에게 그라나다를 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라나다를 잃는 것보다 알람브라 궁전을 다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고.
알람브라 궁전은 햇살이 비치는 맑은 날에도 좋지만, 비가 오는 날에 가면 더 좋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내가 알람브라 궁전으로 가던 날은 종일 비가 내렸다.
알람브라 궁전은 그 아름다움에서 '이슬람 건축의 꽃'이라고 한다.
건축과 예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궁전으로 그라나다 이슬람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슬람의 마지막 왕조가 쫒겨갈 때 그 심정을 기타로 연주한 곡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타레가는 헤네랄리페 정원의 물소리를 듣고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작곡했다.
도르륵 떨어지는 물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들리는 듯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심금을 울리는 타레가의 기타 연주를 들으며 보내는 시간은 슬프면서도 행복했다.
알람브라 궁전에서 바라본 알바이신 풍경이다.
알람브라 궁전과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언덕이 바로 알바이신이다.
알바이신 산 니콜라스 광장에서 바라보는 알람브라 궁전은 더 멋지다.
알람브라 궁전 맞은편 언덕에 있는 알바이신.
지금은 집시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이슬람인들이 최후까지 저항했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알바이신은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구릉 지구로 중세 무어인 통치시대의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얀 집들 사이로 미로 같은 골목길이 이어지는데, 내가 갔던 날은 비바람이 몰아쳐서 마음대로 걸어보지는 못했다.
그라나다를 마지막으로 스페인 일정을 모두 끝내고 비행기를 타고 발트 3국 중 첫 번째 나라 리투아니아로 갔다.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스페인, 내가 가본 스페인 도시는 수도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피카소가 있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말라가, 알람브라 궁전의 기타선율이 흐르는 그라나다 정도다.
그라나다를 마지막으로 아마도 어쩌면 다시 스페인에 못 갈 것 같은 조바심에 아쉬움이 더욱 남는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의 10월은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이었다.
생각보다 날씨도 춥고 이미 단풍은 다 떨어져 낙엽이 되어 스산한 분위기였다.
빌뉴스의 낮 최고 기온이 5~6도,
바람까지 불어대니 얼마나 추운지 빌뉴스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따뜻한 목도리와 장갑을 사는 일이었다.
할머니가 손수 떴다는 목도리와 장갑을 20유로에 사고, 덕분에 추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따뜻하게 여행을 했다.
넉넉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할머니, 직접 목도리까지 둘러주시면서 뭐라고 하신다.
영어가 아니라 무슨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잘 어울린다는 말과 여행 잘하라는 따뜻한 말인 것 같다.
서로 말은 안 통하지만, 할머니의 다정한 말투와 표정을 보면서 세상은 아직 따뜻한 사람이 더 많이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리투아니아는 인구가 200만이 채 안 되는 발트 해의 작은 나라다.
가장 낙후된 곳이긴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큰 도시보다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빌뉴스는 고풍스러운 중세도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중세 건축물들과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얽혀있어 골목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붉은 지붕의 전형적인 중세도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빌뉴스 구시가는 걸어서 충분히 구경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깨끗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빌뉴스는 우아한 멋을 풍기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우주피스 중심 광장에 있는 검은 천사상이다.
빌뉴스에는 빌뉴스의 몽마르트르로 불리는 우주피스라는 마을이 있다.
우주피스는 1997년 4월 1일 리투아니아 내 예술가들이 모여 독립 선언을 한 후, 예술가들의 창작과 창조의 공간이 되어왔다.
우주피스 마을에는 나름대로 자체 헌법도 있고, 대통령도 있으며, 12명의 상비군도 있단다.
소련시대만 해도 가장 낙후되고 소외된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독립과 함께 많은 예술인이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빌뉴스의 몽마르트르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빌뉴스 근교에 있는 트라카이 성.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트라카이 성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성처럼 보인다.
붉은빛의 성과 호수가 잘 어우러져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붉은 벽돌의 중세 고성은 빌뉴스 외곽에 있는 갈베 호수 위에 오롯이 떠 있다.
호수 위에 뜬 요새 같지만, 트라카이 고성은 해자와 이중 성문, 네 모퉁이 원추형 전망대로 설계된 완벽한 방어 성곽이다.
[라트비아 리가]
빌뉴스에서 버스를 타고 라트비아 수도 리가로 갔다. 4시간이면 충분하다.
사실 내가 아는 라트비아는 심수봉이 부른 번안 가요 '백만 송이 장미'가 라트비아 노래뿐이다.
발트 3국 중 가운데에 위치한 라트비아는 서유럽과 동유럽, 북유럽의 교차로에 위치한 인구 200만의 소국이며
수도 리가는 발트 3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시로 중세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서 명성을 떨쳤던 곳이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항구도시 리가는 과거에 '동유럽의 파리' '옛 소련의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불리며 유흥과 환락의 도시로 유명했단다.
주변 강대국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던 라트비아는 해방을 맛본 지 이제 20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다.
작은 골목에 있는 삼 형제 건물이다.
소박한 크기의 삼 형제 건물이 한 건물처럼 나란히 붙어있는데, 중세의 각기 다른 연대에 지어져 건축 양식도 서로 다르다.
흰색은 제일 큰형, 노란색은 둘째, 막내는 제일 왼쪽의 작은 집이다.
리가가 무역으로 명성을 날리고 부강했을 때 아르누보양식의 건축물이 집중적으로 세워졌다.
고대 신화, 이슬람, 자연 등 다양한 요소를 건축물에 과감히 도입해 건축물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불어넣었다.
아르누보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가는 구시가지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피터 대성당, 검은 머리 전당, 삼형제 건물, 스웨덴의 문, 브레멘 음악대 동상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지붕 위에 두 마리의 검은 고양이가 서 있는 고양이 집, 재미난 사연이 담겨 있는 건축물도 있다.
리가에서는 하루 머물렀는데, 짧은 일정이지만 구시가는 걸어서 구경하기에 충분했다.
[에스토니아 탈린]
고풍스럽고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탈린,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은 '발트 해의 진주'라고 불린다.
중세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구시가지는 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탈린에서 가장 높은 톰페아 언덕에 올라서면 구시가지와 시내 경관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붉은색 지붕의 건물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우리를 반긴다.
탈린 여행의 매력은 조약돌이 깔린 구시가 골목길을 걸으며, 중세의 분위기에 빠져보는 것이다.
구시가 광장은 고풍스럽고 이국적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탈린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소소한 것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골목길에 있는 아기자기한 건물들, 예쁜 간판들,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들이 탈린을 더욱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동화 속에서나 있을 것 같은 빨간 고깔모자 성벽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겨울로 가는 탈린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며,
이국적 풍경에 젖어들어 무작정 걷기만 했던 그 날들이 이젠 그립기만 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1세 청동 기마상.
앞발을 들고 포효하는 말 위에 올라 오른손을 들어 도도히 흐르는 네바 강을 가리키고 있는 표트르 대제,
당장에라도 뛰쳐나가 광장을 질주할 것만 같은 그의 강렬한 리더십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가 아니라 그냥 러시아 그 자체다.
러시아의 문학, 건축, 음악, 오페라, 발레 등 세계 일류 문화가 그곳에 있었다.
궁전광장, 네프스키(Nevsky)대로, Hermitage 박물관, 아름답고 웅장한 석조건물들,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고골, 차이콥스키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북쪽의 베니스'라고도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역사적 문화적 자존심임에 틀림이 없다.
카잔 대성당
이삭 대성당
예르미타시 참모본부
피의 사원(그리스도 부활 사원)
에메랄드색 궁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이것은 바로 '예르미타시 박물관'이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힐 만큼 많은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1,000개가 넘는 방에 300만 점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어 1분씩만 보아도 5년이 걸린다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5일 머무는 동안 하루를 오롯이 내어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박물관 구경에 나섰다.
책이나 TV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내 눈으로 감상한다는 기쁨에 그저 황홀하기만 했다.
마티스의 춤 - 음악에 맞춰 원을 그리며 춤을 즐기고 있는 행복한 사람들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아 - 남루한 아들이 무릎을 꿇고 아버지 앞에 용서를 비는 모습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아기를 지긋이 바라보며 수유하는 성모의 그림
피카소의 두 자매 - 병원에서 나오는 창녀와 수녀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2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한국은 이제 제법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일 머무는 동안 첫날 두어 시간만 햇빛을 볼 수 있었다.
하늘엔 늘 짙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더욱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집에 돌아오니
창가에 부서지는 가을 햇살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었다. 햇볕이 고마워서 창가에 종일 앉아 있었다.
늘 곁에 있는 것들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햇볕이 이렇게 고마운 존재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이번 여행에서 얻어온 것 한 가지, 오스카 와일드가 한 말...
"Life is not complex. We are complex. Life is simple and the simple thing is the right thing."
이젠 단순해지고 싶다.
복잡한 생각일랑 모두 접어두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
햇볕의 고마움처럼 내 곁에 있는 가족들의 안부를 챙기며, 단순하게, basic 하게 살아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