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콜카타] 자인교 사원 가는 길
칼리사원을 보고 칼리가트 역까지 걸어가기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사이클 릭샤를 타려고 했더니 100루피 내라고 했다.
100루피는 무슨 100루피씩이나. 50루피를 주고 택시를 타고 갔다. 사이클 릭샤라고 해서 가격이 싼 게 아니었다.
인도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양심껏 부르는 사람도 있고 터무니없이 높게 부르는 사람도 있다.
칼리가트 역 앞에는 여전히 호객꾼들이 서 있었다.
누구든 낚이면 돈을 벌 수 있으므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역 앞에서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을 가기 위해 칼리가트(Kalighat)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벨가치아(Belgachia) 역으로 갔다.
요금은 15루피, 릭샤에 비하면 아주 저렴했다.
벨가치아 역에 내리니 사이클 릭샤가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을 아느냐고 했더니 안다고 했다.
30루피로 흥정을 하고 릭샤에 올라탔다.
그때까지는 정말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으로 가는 줄 알았다.
도로는 여전히 시끄럽고 복잡했다. 트램길을 오토바이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고 무질서했다.
우리가 탄 사이클 릭샤는 복잡한 도로를 요리조리 피해서 잘도 달렸다
릭샤왈라는 여기서 내리라고 했다.
여기가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이냐고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여기가 자인교 사원 맞다고 내리라고 했다.
분명 아닌데 내리라고 해서 할 수 없이 30루피를 주고 내렸다.
경비원한테 물었더니 자인교 사원이 맞다고 했다.
건물이 사원처럼 보이긴 했다. 무슨 사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자인교 사원이란다.
문제는 내가 가려고 하는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이 아니라서 그렇지.
사원 안은 고요했고 평화로웠다.
사원 주변을 돌아보는데 그늘도 없고 햇볕도 너무 따가워서 한 발짝 걷는 것도 힘들었다.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대충 둘러보고 사원을 나왔다.
이번엔 택시를 세우고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 아느냐고 물었고 모른다고 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도 모른단다. 나 원 참 도대체 택시기사가 모르면 누가 아느냐고요.
쉬딸나뜨지 자인교 사원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타고르 하우스로 가자고 했다.
타고르 하우스도 모르는 눈치였다. 주변 사람에게 지도를 보여주면서 묻더니 택시에 타라고 했다.
인도사람들은 타고르도 모르는지 아니면 타고르 하우스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지 아무튼 아는 사람이 없었다.
택시기사랑 실랑이 끝에 좀 비싼 감이 있었지만 200루피로 흥정을 하고 갔다.
다시 한 번 더 기사한테 타고르 하우스 가는 길을 아느냐고 했더니 안다고 했다.
인도인들은 몰라도 일단 안다고 말하는 습성이 있고, 돌아가면 돌아가는 만큼 요금을 요구하고
길을 모르면 아무 데나 내려주고는 요금을 달라고 한다.
기사가 타고르하우스 가는 길을 안다고 하니 믿고 가는 수밖에...
인도는 어딜 다니는 자체가 짜증스러웠다.
끊임없이 흥정해야 하고, 또 길도 모르면서 안다고 하고, 아무 데나 내려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