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콜카타] 오래된 인력거가 있는 기쁨의 도시(City Of Joy) 콜카타
오래된 인력거가 있는 기쁨의 도시 콜카타.
세계각지에서 여행자들이 기쁨의 도시 콜카타를 보러온다.
나 역시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와 영화 '시티 오브 조이'를 보면서 콜카타에 가보고 싶었다.
영화의 주인공 맥스가 무기력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어서 인도를 찾았다.
맥스와 비슷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인도를 찾을 것이다.
누군가는 삶이 무기력해서, 누군가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누군가는 잃어버린 꿈을 찾고 싶어서,
누군가는 상처 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서, 누군가는 사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를 들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인도를 찾을 것이다.
의사였던 맥스가 가난과 폭력에 찌든 콜카타에서 그들의 삶속에 빠져들면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된다.
단 며칠을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과연 맥스처럼 인도에 기대하는 것들을 찾아갈 수 있을까?
'기쁨의 도시'라고 말하는 콜카타는 실제로 와서 보니 하나도 기쁠 것 같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런 콜카타에서 우리는 맥스처럼 기쁨과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까?
콜카타 빈민가의 모습이다.
꼬마는 집도 없이 천막을 치고 매일매일을 살아간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풍요와 안락에 감사하며 값싼 힐링을 한다면,
타자의 가난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며 힐링을 한다면,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닐까 자책을 해본다.
"사는 게 왜 이리 힘들까요?"
"그러게요, 고난이 클수록 기쁨이 더 큰 거 아닐까요."
영화 속에서 맥스와 하사리가 나눈 대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부유한 사람이 행복할까? 천국에서 사는 사람이 행복할까?
모든 게 부족하지만 서로 의지할 누군가가 있고, 사랑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많이 가진 자가 행복하다는 논리는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가는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인지도 모른다.
물질적인 것에만 관심이 집중된 현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며 스스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난한 나라, 기쁨의 도시 콜카타에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있었고, 맹렬한 생의 의욕이 있었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절대로 절망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고,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모든 역경과 맞서 싸우며 인력거를 끄는 하사리와 샬림이 있었다.
그들의 삶 속에는 경제적인 풍요는 없었지만, 서로의 가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가족애가 있었다.
그들이 사는 콜카타는 낙후되고 먹고 사는 게 힘든 도시지만 그만큼 얻어지는 기쁨도 더 큰 도시였다.
콜카타 구시가지에서만 볼 수 있는 교통수단 인력거다.
인도에서는 인력거를 릭샤(Rickshaw)라고 부른다. 일본어 리어까(力車)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맨발로 달리는 인력거를 도저히 미안해서 탈 수 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이것도 직업인데, 누군가는 타줘야 그들도 돈을 벌 수 있을 게 아니냐고 말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여행자의 몫이겠지만, 나는 타는 쪽을 선택했다.
인도에서는 느림의 미학을 배워야 한다.
인스턴트에 중독된 우리 현대인들은 느림의 기쁨과 사소한 것에 기쁨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릭샤를 타고 릭샤왈라가 이끄는 대로 천천히 달리다 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인도인들의 삶의 애환과 강인한 생활력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한다.
콜카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나는 그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기며 평소 잊고 살았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되었다.
인도의 가난에 대하여 말하길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들이 단지 우리보다 더 웃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들은 정말 행복한 걸까?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우리네랑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喜怒哀樂을 느끼며 그냥 현재를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 ↓ 콜카타 거리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