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마닐라] 마닐라에 있는 화이트 나이트 호텔 인트라무로스
필리핀은 스페인 통치를 받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도시 곳곳에 있는 스페인풍 건물과 함께 스페인 문화와 필리핀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건설된 그들만의 거주지였던 인트라무로스는 스페인 통치 시대부터 필리핀 중심도시였으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마닐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화이트 나이트 호텔 인트라무로스((White Knight Hotel Intramuros)는 바로 그 인트라무로스에 위치하고 있다.
인트라무로스 성곽 내부에 있는 이 호텔은 스페인 식민시절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건물인데
새로 리모델링해서 호텔로 이용하고 있다.
호텔 외부엔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어 맥주라도 한잔 마시며 여행의 피로를 풀어도 좋겠다.
우아하고 고풍스런 유럽풍의 정원 속에 있으면
이곳이 필리핀이 아니라 스페인의 어느 마을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정원이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모닝커피를 마신다면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실은 늦잠 자느라 그런 호사스런 낭만은 느껴보지는 못했다.ㅎㅎ..
객실이 29개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호텔이라 로비도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친절했고 서비스도 좋았고 깔끔하고 아늑했다.
24시간 룸서비스가 가능한 바가 있는 레스토랑이다.
야외 정원으로 이어지는 레스토랑은 밤에는 운치가 더 있을 것 같다.
객실로 올라가는 계단에 붉은 카페트가 정갈하게 깔려 있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그대 길목에 서서 예쁜 촛불로 그대를 맞으리~♬"
생뚱맞게 산울림 노래가 생각났다.ㅋㅋ..
객실 복도에도 붉은 카페트가 깔려있다.
마치 중세를 걸어가는 듯한 중후함이 느껴졌다.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로비 쪽으로 내려다본 모습
객실 내부는 외관과 비교하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좀 낡긴 했지만 나름 깔끔하기는 했다.
그야말로 딱 갖출 것만 갖추고 있는 객실이다.
에어컨은 작았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소리는 엄청나게 컸다. ㅋㅋ..
냉장고 모터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코드를 빼놓고 잤다.ㅎㅎ..
그렇지않아도 늦은 시간에 몹시 피곤해 죽겠는데 샤워 물이 약하게 나와 긴 머리를 감느라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런저런 자잘한 불편감은 있었지만, 현세에서 중세를 느끼게 해준 매력있는 호텔이었다. 인트라무로스의 볼거리인 산 어거스틴 성당과 마닐라 대성당, 산티아고 요새 및 리잘 파크 등을 천천히 걸어서 둘러볼 수 있어 더 좋았던 호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