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마닐라] 세부퍼시픽 항공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다.
2012년 10월 20일...
필리핀 민영항공사 세부퍼시픽의 '1페소 프로모션' 행사가 있었다.
세부퍼시픽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세부와 마닐라를 포함한 필리핀 전 지역의 편도 항공권을 1페소에 판매를 했다.
해당 항공권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은 2013년 6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였다.
항공권을 미리 사고 거의 1년 뒤에나 가야 할 여행이어서 그때 사정이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이다.
구매한 항공권은 교환, 환불이 불가능하고 탑승자 명의 변경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항공권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배낭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인기 있는 프로모션이기 때문이다.
아들녀석은 광 클릭으로 벌써 항공권을 구매하고 있었다.
항공권을 버리는 샘치고 남편과 둘이 갈 수 있는 티켓을 샀다.
머뭇대는 동안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표는 동이나 버리고 할 수 없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표를 샀다.
마닐라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은 인천공항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1페소 항공권이라고는 하지만 유류할증료와 온라인 발권비, 수하물 15kg, 기내식, 좌석지정비를 포함하면
약 7만 원 정도 된다. 그래도 7만 원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겠는가.ㅎㅎ..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배낭을 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장마를 앞둔 터라 부산 날씨는 후텁지근했다. 부산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이용해 김해공항으로 갔다.
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방공항치고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깔끔했다.
저녁 9시 40분 발 비행기다.
좌석을 나란히 붙이는 좌석지정비가 200페소였는데, 밤 비행기라 빈 좌석이 많아 미리 돈 주고 지정할 필요가 없었다.
티켓팅할 때 좌석을 나란히 붙여달라고 하면 될 것을 200페소나 더 주고 미리 좌석을 지정하다니...ㅠㅠ
비행기는 그다지 크지 않고 좀 낡았지만, 여자 승무원들은 예쁘고 친절했다.
마닐라 도착이 새벽시간 대라 그런지 한국사람은 별로 안 보였다.
필리핀 현지인들이 많았고, 주로 젊은 사람들이었다.
방학이 아니어서 그런지 배낭여행객은 하나도 안보였다.
기내식은 350페소에 미리 주문했었다. 세부퍼시픽은 저가 항공이라 물조차 공짜로 주지 않는다.
먹고 싶으면 미리 주문해놓거나 승무원이 카트를 끌고 돌아다닐 때 돈을 주고 직접 사 먹으면 된다.
아니면 보딩시간을 기다릴 동안 편의점에서 미리 먹을거리를 사서 기내로 들고 들어가도 무방하다.
저가항공이라 기내식은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어떤지 궁금했고 먹어보고도 싶었다.
닭고기, 밥, 음료수가 전부였다. 닭고기는 닭고기 특유의 냄새가 폴폴 나고 밥은 매가리 없이 펄펄 날렸다.
냄새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남편에게 줬더니 시장했던 모양인지 뚝딱 잘도 먹는다.
먹는 거 하나는 가리지 않고 잘도 먹는 남편, 그래서 지금껏 살면서 반찬 투정 하나 없이 잘 살아왔던 것 같다.
밤하늘을 가르며 날으는 비행기는 기류가 불안정했던지 사진처럼 많이 흔들거렸다.
에어컨이 너무 강해 기내가 너무 추워서 가져간 옷을 껴입었다.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지만 기내는 추울 수도 있으니 긴팔 셔츠나 가디건 하나쯤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무사귀환을 바라면 승리의 V자를 날리며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