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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여수] 여수 오동도에서 동백과 불타는 사랑을 나누다.

러브송. 2013. 3. 26. 10:20

 

종일토록 네가 들어와 나는 흐느낀다. 
너에게 취하고, 나에게 취하고  

붉디붉은 고운 사랑, 불꽃처럼 타오르고 싶었다.

 

 

그대를 영원히 사랑합니다.

 

 

바다 위에 떠있는 붉은 동백나라, 여수 오동도.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바다, 긴 방파제 너머로 오동도가 오롯이 보인다.

섬 모양이 오동잎과 닮았다고 해서 오동도라 불리지만, 사실은 동백나무가 더 많은 동백나무 섬이다.

고려 공민왕 때 신돈이 임금을 상징하는 봉황새가 찾아드는 오동나무라 하여 

새로운 임금이 나올까 봐 오동나무를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는다.
 

 

 

긴 방파제를 지나면 잘 가꾸어진 동백숲 길이 우리를 반긴다.

바다와 어우러진 천연의 숲길이다.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꽃이 불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동백나무에 어여쁜 꽃송이가 주렁주렁 열려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새빨간 동백꽃에는 어느새 따뜻한 봄이 담겨 있다.

 

 

눈 내린 하얀 겨울에 처연하게 피어있는 동백꽃도 아름답지만

화사한 봄날의 동백꽃도 눈이 부실만큼 아름답다.

 

 

 수줍은 새색시처럼 선홍빛 꽃봉오리를 뾰족이 내밀고 있는 모습 또한 어여쁘다.

 

 

성숙한 여인의 순정처럼 붉은 동백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오동도는

이미 붉은 봄이다.

 

 

쪽빛 바다에서 불어오는 비릿한 봄 내음

꽃길을 걸으니 나도 꽃이 되어 행복하다.

 

 

붉은 동백꽃이 걸어가는 내 발길에 툭툭 떨어진다.

아직 시들지 않은 동백꽃이 떨어져 제멋대로 나뒹구는 모습이 그저 슬프기만 하다.

 

 

동백꽃은 꽃잎이 하나둘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봉오리째 몽땅 떨어진다.
아직은 시들지 않은 빨간 동백꽃이 순식간에 툭툭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동백꽃은 그 떨어지는 뒷모습조차도 아름다워
 한 사람을 위한 여자의 마음을 닮은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미자가 부른 노래 '동백 아가씨'도 순애보가 가득 담긴 애잔한 여자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누가 동백섬이 아니랄까 봐 동백나무로 터널을 만들고 산책로엔 동백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붉디붉은 동백꽃에 취하면 고개를 들어 잠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불타는 마음을 식히자.

 

 

바닷가로 난 나무데크 길을 따라가면 남도의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나무숲 사이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이것이 바로 힐링이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시누터널을 따라가면 또 다른 세상과 만난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영으로 있던 이곳 여수에서 
 화살을 만들기 위해 오동도에 신우
대(대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 오동도를 죽도라 부르기도 했단다.

 

 

해안가 절벽에는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오묘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오동도는 아기자기한 섬 안쪽의 모습과는 달리 섬의 겉모양은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해안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해안에 만들어진 절벽 ‘해식애’가 늘어서 있다.

 

 

붉은 동백꽃이 하얀 등대를 떠받들고 서 있다.

오동도 등대는 여수와 남해 등 연근해 어민에게는 소중한 등불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오동도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돌산대교와 엑스포가 열렸던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오동도의 울창한 수목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 남해의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책길에 동백꽃 나무숲 사이에 있는 작은 찻집 동박새 꿈정원을 만난다.

 

 

동백꽃 향기 가득한 정원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동박새 꿈정원은 뜰에 떨어진 동백꽃들을 모아 앙증맞은 인형과 함께 예쁘게 꾸며져 있다.

 

 

예로부터 동백꽃은 버릴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동박새 꿈정원에는 동백꽃 젤리, 동백꽃 사탕, 동백꽃 차, 동백꽃 비누 등등

동백꽃을 재료로 한 여러 가지 물건을 팔고 있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붉은 빛깔에 처연한 느낌마저도 주는 동백꽃 차는

어떤 향과 어떤 맛이 날까? 

동백꽃차는 말린 동백꽃을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동백꽃을 발효시켜서 만든다고 한다.

내가 마셔본 동백꽃 차는 사랑스럽고 달콤한 맛,

아름다운 봄날에 불타는 사랑을 하고 싶은 맛이다.^^

 

 

바다로 난 산책길을 가다 보면 난데없이 남근목을 만나게 된다.

결혼 후 임신이 안 되는 부부가 함께 만지면 아이를 갖는다는 소문이 있어

아이를 갖길 원하는 부부들이 소리소문없이 찾는 곳이란다.

 

 

푸른 잎사귀 사이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는 빨간 동백꽃,

오동도의 봄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여수의 봄은 오동도를 뒤덮은 동백꽃으로 시작되고...

 

나는 그 동백꽃 길을 걷는다.

 

 

불타는 사랑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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