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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청송] 겨울로 가는 주산지 왕버들

러브송. 2012. 12. 1. 18:32

 

 

어느새 고요한 침묵이 더 어울리는 12월이 되었습니다.

나를 감싸던 감상의 껍데기들이 이제는 현실 속에서 곰삭아
알몸이 되어갑니다.

 

 

 

 

여름내 무성했던 잎들은 모두 져버리고,

초록의 나무들은 이제 마지막 잎새를 남겨놓고,

야위고 추운 긴 겨울 길을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청송의 주산지는

그 신비한 아름다움에 이끌려 매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명품 저수지입니다.

 

 

 

 

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안개 낀 새벽녘에

왕버들이 반쯤 물에 잠긴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많은 사진작가가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령이 백 년도 넘은 버드나무들이

줄기와 뿌리가 물에 잠긴 채 잔잔한 수면 위로 솟아 있는 풍경은

조용하고 신비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주차장에서 약 100m 남짓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아름다운 저수지의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책로 중간에 벤치도 놓여 있고, 산책로의 끝에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주산지가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물이 말라 드러난 저수지 바닥에 말라 죽어가는 왕버들...

 

 

 


저수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생해온 나무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무성했던 왕버들이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죽은 나무들도 보입니다.

 

 

 

 

주산지는 계곡에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둬 농번기 때 물을 쓰는 용도의 저수지였습니다.
봄철에 모내기용으로 물을 사용하면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게 되지요.
왕버들은 이때 뿌리를 물 위로 내놓고 호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주산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개봉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이 한 해 100만 명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에 사람들이 신비한 저수지 모습을 보기 위해 계속 이곳을 찾도록

아예 물을 따로 빼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주변의 사과 과수원이 들어오면서 농업용수가 더 많이 필요해  
과거 2m에 불과했던 수심은 4~8m까지 높아졌다고 합니다.
수위가 높아지자 왕버들 뿌리는 물속에 계속 잠기게 되고

결국 숨을 못 쉬게 되어 서서히 죽게 되었답니다.

 

 

 

 

무성했던 잎들은 말라버리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왕버들의 고사장면..

 

 

 

 

12월의 거리엔 찬바람이 훑고 지나갑니다.
질곡의 세월을 지나고 보니

내게 남은 그림자를 모두 가두어버렸습니다.

 

 

 

 

사랑도 추억도 그리움도 다 사위어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지는 계절,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 나는 오늘도 이렇게,

겨울의 언저리를 서성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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