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온 28도...
더위를 피해 천진암으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앵자봉으로 산행을 해도 좋고 아니면
천진암 계곡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벗 삼아
맛있는 음식으로 입을 즐겁게 해도 좋겠지요.
앵자봉은..
꾀꼬리(鶯:꾀꼬리 앵)가 알을 품고 있는 산세라고 하여
앵자봉이라 부른답니다.
(사진속의 산이 앵자봉인지는 잘 모름..ㅎㅎ)
천진암 천주교 성지에서 출발하여 소리봉, 박석고개, 앵자봉에 올랐다가
다시 천진암으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4시간은 걸린답니다.
난초꽃 맞나요?
산에 가면 들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는데
무식해서 꽃 이름을 잘 몰라요.
그냥 꽃이라 부르지요.
이건 무슨 꽃일까요?
알아맞혀보세요.
싱그런 풀향내가 코를 찌릅니다.
연초록 물결에 가을도 숨어 있어요.
숲 속 사잇길로 걸으면 시원하겠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바람 한점 불지 않아서 얼마나 더운지요.
걷는 게 너무 힘들어 산행이고 뭐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어요.
앵자봉까지 가려면 아직 1시간 40분은 더 가야 한다네요.
갈까? 말까?
에라 모르겠다, 날도 더운데 영양보충이나 하러 갈까?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고..ㅎㅎ
실은 천진암 계곡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여겨 봐둔 맛집이 있거든요.
산행 끝내고 와서 맛있게 먹어야지 했지요.
계곡 초입에 내조의 여왕에 나오는 한정식집(예전 한정식)도 보이더군요.
궁중 한정식답게 모든 재료를 천연과일 소스로 사용하고 있다죠.
점심은 1인분에 15,000원이라고 씌여 있더군요.
상감마마 정식은 1인분에 120,000원이랍니다.
너무 비싸서 상감마마가 아닌 무수리는 감히 먹을 수가 없더군요.
제 마음이 머문 곳은 바로 이 집이랍니다.
7080세대를 겨냥한 듯 귀에 익숙한 그 시절 그 노래들이 들려오고
평일이라 그런지 한적해서 마음이 머물기에 딱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다리미 기억나시나요?
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는 소품입니다.
창가로 자리를 잡고 앉아
무얼 먹으면 입이 즐겁고 행복할까
잠시 고민을 해봅니다.
정식코스요리가 2인분에 35,000원..
오리솔잎훈제, 묵싹탕, 메밀전병, 메밀국수..
후식으로 오렌지를 먹으니 입안이 상큼해졌어요.
메밀국수 같이 드실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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