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송. 2008. 4. 22. 16:25
 
나에겐 백치 애인이 있다.
그 바보의 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 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 지를, 그리워하는 지를 그는 모른다. 
별볼일 없이 우연히,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나게 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 있는 지를 그는 모른다.
제 단골 찻집에서 찻집 문이 열릴 때마다 
불길 같은 애수의 눈을 쏟고 있는 지를 그는 모른다.
길거리에서 백화점에서 또는 버스 속에서 시장에서, 
행여 어떤 곳에도 네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 
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른다.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장님이며,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이며,
내게 한마디 말도 해오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이다.
바보 애인아, 
너는 나를 떠난 그 어디서나 총명하고 과감하면서, 
내게 와서 너는 백치가 되고 바보가 되는가. 
그러나 나는 백치인 너를 사랑하며 바보인 너를 좋아한다.
우리가 불로 만나 타오를 수 없고, 물로 만나 합쳐 흐를 수 없을 때, 
너는 차라리 백치임이 다행이었을 것이다. 
너는 그것을 알 것이다.
바보 애인아, 
너는 그 허허로운 결과를 알고 먼저 내 마음을 돌처럼 굳혔는가. 
그 돌같은 침묵속으로 네 감정을 가두어 두면서 
스스로 너는 백치가 되어서 사랑을 영원하게 하는가.
바보 애인아, 
세상은 날로 적막하여 제 얼굴을 들어내는 것이 큰 과업처럼 야단스럽고 
또한 그처럼도 못하는 자는 절로 바보가 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그래, 바보가 되자.
바보인 너를 내가 사랑하고, 백치인 네 영혼에 나를 묻으리라.
바보 애인아, 
거듭 부르는 나의 백치 애인아, 
잠에 빠지고 그 마지막 순간에 너를 부르며 
잠에서 깬 그 첫 여명의 밝음을 비벼잡고 
너의 환상을 쫓는 것을 너는 모른다. 
너는 너무 모른다. 
정말이지 너는 바보 백치인가. 
그래 백치이다. 
우리는 바보가 되자. 
이 세상에 아주 제일 가는 바보가 되어서 모르는 척 하며 살자.
기억 속의 사람은 되지 말며, 잊혀진 사람도 되지 말며, 
이렇게 모르는 척 살아가자.
우리가 언제 악수를 나누었으며, 우리가 언제 마주 앉아 차를 마셨던가. 
길을 걷다가 어깨를 부딪고 지나가는 아무 상관없는 행인처럼 
그렇게 모르는 척 살아가는 거다.
바보 애인아, 
아무 상관없는 그런 관계에선 우리에겐 결코 이별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나의 애인이다.
백치 애인이다.
아, 영원한 나의 애인...
신/달/자
난 너를 만났을 때 사랑을 느꼈고 너와 만나서 새로운 나를 알게 되었네. 우린 서로를 아끼고 서로가 필요하면서 만날 수가 없는 그런 사랑이였지. 행복하던 시간이 다시 올 수 있다면 이 짧은 만남이 슬픔이 되진 않았을거야. 만남이 이별이 되고 이별이 눈물이 되도 슬픔은 이겨가면서 눈물을 지워야 해. 어쩌다 그대와 나 이렇게 되었을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서로에게 빠져들고 말았어. 하지만 누가 우리를 탓할 수 있을까. 이런 감정이 순수한 것이 아니라고 말이야. 만남이 이별이 되고 이별이 눈물이 되도 슬픔을 이겨가면서 눈물을 지워야 해. 내가 널 조금만 더 일찍 알았었으면 내가 널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우린 서로를 우린 서로를 아꼈을거야. 영원히...
   러브송카페로 초대합니다 -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