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피 타 임/향 기 글 방

무심천(無心川)

러브송. 2007. 5. 9. 20:02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이 세상 사는 동안엔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어긋나고 어긋나는 사랑의 매듭 
            다 풀어 물살에 주고 
            달맞이꽃 속에 서서 흔들리다 돌아보시게, 
            돌아서는 텅 빈 가슴으로... 
            바람 한 줄기 서늘히 다가와 몸을 감거든 
            어찌하여 이 물이 그토록 오랜 세월 
            무심히 흘러오고 흘러갔는지 알게 될지니 
            아무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저녁 하늘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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